김영주 원장

비문증은 날 비(飛)에 모기 문(蚊)을 써서 모기 같은 날파리가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 증상을 말한다. 일반 안과에서는 노화가 원인이므로 아예 낫지 않는 불치병이라고 환자들에게 살다보면 적응이 되니 그냥 참고 살아라고 한다. 그런데 비문증의 원인이 과연 노화일까? 한의원에 찾아오는 환자층은 다양하다. 한 20대 아가씨는 비문증이 처음 생긴 것은 15세 여중생이었을 때라고 말했다. 15살에 노화? 그건 누가 봐도 어불성설이다. 그러므로 비문증의 원인은 나이와 상관없이 눈의 기능이 떨어져서 생겨나는 것이다. 물론 눈의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은 노화도 있을 것이고 눈을 너무 많이 사용해서 그렇기도 할 것이다. 그 외에도 머리로 올라오는 열기, 즉 스트레스가 눈의 기능을 떨어지게도 한다. 비록 노화가 원인이라 할지라도 다시 튼튼하게 기능을 올려주면 되는 것이다. 양방진료에는 기능이 약해진 것을 채워주는 약이나 치료법이 없으니 치료가 안 되는 질환이라 얘기하는 듯하다. 그리고 사실 심하신 분은 눈에 어른 손가락 굵기의 기둥이 왔다 갔다 하는데 어떻게 그 눈으로 컴퓨터를 보고 세상을 보고 살 수가 있을까? 그냥 참고 살 수 있는 질환이 아닌 것이다.

얼마 전에 연세가 있으신 환자분(김상수 가명 62세)이 한분 오셨다. 처음엔 공을 머리에 맞고 비문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도 그런 분이 계셨으므로 그러려니 하고 치료에 들어갔다. 그런데 다른 분들과는 달리 치료를 꾸준히 받는데도 쉽게 좋아지지 않고 차도가 없다고 많이 시큰둥해하셨다. 실제 다른 분들은 치료를 2~3회 받고나면 어떤 형태로든 약간의 변화를 인식하고 차도를 느끼신다. 하다못해 눈이 시원하고 덜 피곤한 느낌이라고 말씀하시고 지속적으로 치료받기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은 색깔이 옅어지기도 하고 날파리 갯수가 줄거나 크기가 작아졌다고 말씀하신다. 전혀 차도를 못 느끼신다고 치료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하시길래 사람마다 다른 터라 사실 보장을 할 수는 없으니 넌지시 다른 병원을 찾아가 볼 것을 유도했더니 금방 이왕 치료 받은 거 지속적으로 받아보마 하신다. 

그런 이후 몇 회 지나지 않아 날파리가 많이 옅어졌다고 하셨다. 치료를 시작한지 한 달반이 지나서였다. 그제서야 안 낫는 줄 알았는데 낫네 하시면서 침 좀 안 아프게 놓아달라고 침이 너무 아프다고 호소를 하신다. 그래서 사실은 김상수님은 눈에 상안검 수술을 하셨던데 원래 흉터부위는 침이 아프다고 말씀드리고 눈 위에 수술자국이 있으면 눈의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할 수없이 아파도 침을 맞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불쑥 사실은 눈꺼풀이 쳐져서 그 수술을 하고 바로 비문증이 오셨단다. 실제로 눈의 안륜근은 앞이마근육과 상관관계가 깊다. 그러므로 이마를 절개해서 하는 시술은 앞이마근육이 원활하게 움직이는데 영향을 줄수 있고 그것은 다시 안륜근에 영향을 미쳐서 눈의 기능이 일부 저하될 소지는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물론 눈이 건강했다면 비문증은 오지 않았을 터이지만. 하여튼 비문증의 원인은 참 다양하게도 오는 것 같다. 그 분이 치료 시작한 지 이제 두달이 될까 말까한데 오늘은 오셔서 어째 빨리 다 안 낫지 하신다, 필자가 치료는 석달에서 여섯 달 정도가 걸린다고 분명히 말씀드렸건만. 

질병은 관리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비문증 처럼 눈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해서 생긴 질환은 더욱 그러하다. 환자 본인이 눈을 혹사시키지 않고 잘 관리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시세포생성을 위해서 낮에 산책하면서 햇볕도 보고 밤에는 일찍 자고 이렇게 자신의 생활을 절제하고 습관을 지켜나가는 것이 치료이고 예방인 것이다. 이미 혹사시켜서 질환이 왔을 때에는 조급증 내지 말고 자신을 되돌아보자. 과연 나는 내 몸에게 잘하고 있는가?

글: <꽃을심는한의원> 김영주 원장

최병웅 기자  08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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