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 정육 판매대에서 소비자가 소고기의 원산지를 살피고 있다.

[뉴스에이] AI 조류독감 파동에 이어, 경기도 연천과 충북 보은 등지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변종이 동시에 발견됨에 따라 한우 소비가 급격히 줄고 수입 소고기의 매출이 늘어나고 소비자는 오직 풀만 먹여 키운 소, 즉 ‘그래스페드’(Grass Fed)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구제역이 사람에게 옮긴 사례는 최근 50년 동안 없었고 소나 돼지고기는 76도 이상에서 7초간 가열해 먹으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파괴돼 막연한 불안감은 금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줄지않고 국내산 소고기를 꺼리는 경향이 늘어 수입 소고기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실제, 서울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의 최근 한우 매출이 구제역 발생 전과 비교해 20%가량 줄어든 반면, 수입 소고기의 매출은 15%가 늘었다고 조사됐다.
 
매년 발생하는 구제역 파동에 지친 국내 소비자들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농장주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자 곡물이 주가 되는 배합사료를 먹여 비육하는 ‘그레인페드’(Grain Fed) 방식으로 사육하는 한우에서 오직 풀만 먹여 키운 ‘그래스페드’를 찾는다.
  국내에선 지난해 처음으로 제주의 ‘제동한우’가 ‘그래스페드’ 한우를 출하하여 쇠고기 시장 판도를 바꿔 나갈 것으로 보았으나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였다. 사실 초지가 제한된 국내 사육 환경에서 100% 풀만 먹여 소를 키우는 일은 간단치 않다. 먹이가 되는 풀을 공급하기 위한 드넓은 초지가 많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다. 방목상태로 풀만 먹여 소를 키울 경우 운동량이 많은데다, 단백질 공급도 제한돼 비육 속도가 비육축우에 비해 30∼40% 더딘 것도 걸림돌이다. 한마디로 방목으로는 소 팔아 돈을 벌기 힘들어서다.

아직까지는 일반 한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100% '그래스페드' 쇠고기를 먹으려면 호주산이나 뉴질랜드산 또는 파라과이 등 남미 초지산을 선택해야만 한다. 풀만 먹여 키운 ‘그래스페드’는 필수 아미노산과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가 많이 함유돼 있고, 체지방 분해를 도와주는 공액리놀레인산(CLA, Conjugated Linoleic Acid)의 함량이 높다.
 

파라과이산 소도가니탕

파라과이에서 소도가니탕을 수입하는 그린시너지의 김태식 사장은 “일반적으로, 곡류를 먹여 키운 ‘그레인페드’는 그 사육과정에 항생제나 생장촉진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이 ‘그래스페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특히, 쇠고기 특유의 향이 강하고, 지방이 적어 칼로리도 낮으며 몸에 좋은 오메가3 지방산, DHA, 콜라갠 등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그래스페드’는 유아를 비롯한 일반인들은 물론 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암 환자에게도 좋은 보양식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에이 남동풍  kim238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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