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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호의 安民칼럼] '홍준표의 딜레마'
뉴스에이 최병호 | 승인 2017.04.08 08:28

[뉴스에이=칼럼] 헌정사에 전례가 없는 현직 대통령 탄핵으로 이제 한 달여 후에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란 말이 다른 데에 있는 게 아닌가보다. 정확히 l년 반 전에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서 180석은 기본이고, 심지어 개헌선이라 일컫는 200석까지 넘보는 자타가 인정하는 무소불위의 정당이었다. 그러나 총선 결과 원내 제1당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내어준 것도 모자라 지금은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하고, 바른정당, 늘푸른한국당, 심지어 새로운 새누리당으로 갈갈이 찢겨졌으며, 관련 정당 모두의 지지율 합조차 10% 중반으로 추락하였다. 보수가 완전히 전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든 것이 불과 1년 6개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소위 보수의 대선 후보들도 대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경남지사,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 등 나름대로 보수의 간판주자들이 경쟁자들을 쉽게 따돌리고 각 당의 후보가 된 것이다. 특히나 홍준표 지사는 지난 3월 18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출마 선언한지 13일 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보수 제1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돌풍은 전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말 그대로 찻잔 속 태풍의 형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오차 범위 내에 앞서던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는 당내 경선이후 30%대에 진입하는 괄목할 변화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지사는 여전히 10%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오히려 감소하는 역주행의 조짐까지 나타내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지사 측에서는 안철수 후보의 갑작스런 지지율 상승이 고정 지지층이 아닌 보수의 전략적 이동 선택의 결과라는 인식 속에서 충분히 다시 찾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겉으로는 무척이나 자위하는 모양새이다.

그들이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까? 홍준표 지사가 고스란히 되찾아 올 수 있을까? 필자는 단언컨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에 무게를 싣는다. 문제는 보수 지지자들이 홍준표 지사가 그들의 대안자로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판단 한 듯하다. 최선이 아닌 확실한 차선이라도 선택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문재인 집권을 반드시 막아보려는 의사 표현이다. 우리는 이를 ‘민심(民心)’이라고 말한다.

만약 홍준표 지사가 끝까지 완주한다면 어떤 시나리오가 쓰여 질 지 궁금하다. 홍준표 지사가 완주 한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양자 구도는 될 수 없다. 최소 3자 이상의 다자간 구도가 벌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홍준표 지사에게 몇 퍼센트의 지지를 보여줄 것인지 유추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자유한국당 정당 지지율 인 10% 언저리를 기준으로 상회하여 얻을 수도 있고, 그보다 적은 득표의 가능성도 있다. 분명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당선되지 못하더라도 의미 있는 득표라는 것이 있다. 안타깝게도 홍준표 지사에게 현실적으로는 그럴 가능성도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보수 지지층의 제1목표는 문재인 집권 저지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를 충실히 이행해줄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에게 전략적 투표를 행할 것이 충분히 예측되는 조짐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고, 그런 현상은 상당 부분 고착화되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조차 홍준표 지사의 5% 득표를 말하고 있다.

필자는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되었는지를 말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홍준표 지사가 지금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라는 사실이다. 다가오는 5월 9일 정당 지지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아무리 따져보아도 유의미한 득표를 얻지 못한다면 홍준표 지사의 정치 생명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당권은 커녕 경남도지사로 복귀할 퇴로도 사라지고,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나 이후의 총선 등 다른 선거를 통한 재기의 기회도 허락되기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 홍준표에게 이번 대선이 위기가 아니라 끝일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기나긴 정치역정을 살아온 홍준표 지사도 이런 경우의 수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홍준표 지사의 대선 본선행은 딜레마인 것이다.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못하고, 그냥 계속 가기에도 마냥 갈 수 없는 진퇴양난의 처지가 된 것이다.

우리가 어려움에 처하고, 위기에 봉착할 때,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없을 때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하게 된다. ‘백마타고 오는 초인’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홍준표 지사

그에게 ‘백마를 타고 오는 초인’은 누구일까?

뉴스에이 최병호  biho3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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