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연구센터 사람과 사회> 소장 / 정치학 박사

[뉴스에이=이화영 칼럼]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은 “내우외환”이라는 한마디로 가장 잘 표현될 수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국제정세 속에서 미중일 주변국들이 당사국 한국을 빼 놓은 채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뼈아픈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과거 60여 년 전 일제의 식민통치가 끝난 해방공간에서 온 국민이 찬탁과 반탁으로 갈라진 것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다. 외세는 우리 영토를 분할 통치하고자 하는데 우리는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어 싸우면서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는데 골몰해 있었다. 아직도 그 잔재가 남아있는 것일까?
 
대선을 약 두 주일 남겨둔 지금, 보수는 대분열의 상황이고 원내 제1당 역시 의회권력의 과반수를 점하고 있지 못하다. 결국 대선을 치러봤자 미래의 집권당은 현재의 혼란을 극복하지 못할 것이다. 한 쪽의 승리는 나머지 세력을 집권기간 내내 비토그룹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 어떤 합종연횡으로도 이 상황을 해결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난 24일,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목표로 창당했던 바른정당의 의총에서는 자신들이 선출한 대선후보를 사실상 식물후보로 전락시키고 3당 반문재인 단일화 결정을 두고 팽팽한 설전이 있었다. 여러 가지 격론 끝에 김무성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끝내 유승민 후보의 완주의사를 꺾으며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에 단일화를 제안하기로 하고 유승민 후보는 그 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각 후보가 처해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 볼 때 그리 쉽게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가장 지지율이 높은 후보는 자신이 단일후보가 되어야 함을 주장할 것이고, 다른 후보들은 단일화 조건에 대해 상당한 지분을 가지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단일화 이후 나머지 조력을 해야 하는 두 당에서 과연 적극적인 선거활동과 지지를 해 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단일 후보가 정해지면 나머지 세력들은 수수방관하는 것이 그동안 우리가 체험해온 것이었다. 그 어떤 명분으로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승리를 담보하지 못한다. 정당간의 후보연합이 아니라 먼저 각 세력들이 모여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해답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모든 세력을 조정하는 “조정자” 혹은 “균형자”이다. 그 어느 당에도 속하지 않고 모든 세력간 힘을 조정하여 지금의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러한 균형 감각은 대선 이후에 더욱 필요한 능력이다. 과거 각 정당이 위기에 처해 있을 때마다 외부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당을 살린 경험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도 비상대책위원장이 절실한 때이다. 누가 그러한 능력자인지, 조정과 균형 감각을 가진 노련한 인물이 누구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뉴스에이 이화영  monica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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