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추천 도서

미네르바가 추천한 도서들이 화제다. 불황에 허덕이는 출판계에서 유독 미네르바가 일독을 권한 책들이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관련 출판사는 즐거운 비명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먼저 그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쉽게 쓰여져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고 말한 《회계학 콘서트》라는 책을 보자.

이 책은 주인공 유키가 아버지의 돌연 사망으로 회사 경영을 맡으면서 시작된다. 회사는 이미 파산 직전이다. 그때 아버지의 오랜 벗인 아즈미 교수가 등장한다. 그는 회사의 문제가 회계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하나에서 열까지 차근차근 회계강의를 시작한다. 경영은 물론 회계에 문외한인 유키는 그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회계에 눈을 떠간다. 그리고 결국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한다. 단순한 스토리지만 마치 친근한 옆집 아저씨가 들려주듯 독자 눈높이에 맞춘 회계 강의가 일품이다. 회계분야에 몸담지 않은 일반인이라도 이 책을 통해 회계가 우리 일생생활에 얼마나 중요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배워둬야 할 분야인지 알 수 있다.

실제로 경제대국 일본인들은 회사나 조직뿐 아니라 개인들이 회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 회계 공부에 열을 올리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회계학이 직장인뿐만 아니라 주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꼭 알아야 할 필수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일본 직장인들은 회계로 무장해야만 성공가도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의 상관관계, 회사에 이익이 정말 될 것인가라는 기본적인 회계상식도 없이 업무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점가에 가면 우리와 달리 회계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매대를 점령하고 있고, 종합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사뭇 생소한 풍경이지만 경제에 대한 지식이 많고 이를 경제생활에 적절히 이용하는 일본인들의 이런 모습은 우리가 배워야 할 단면이다.

다음 아고라를 통해 유명세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경제논객 미네르바도 회계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이 책 《회계학 콘서트》를 지칭하면서 "탄탄한 회사의 회계철칙이나 경리 업무를 겸직하는 사장이 꼭 알아야 할 창업, 회계 같은 책들은 빨리 수집해서 미리미리 봐둬야 한다. 경제는 숫자다. 그 중에 핵심인 기초 회계 분야 정도는 알고 최소한 보는 법 정도나 개념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나중에 사업을 하든 장사를 하든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미네르바가 추천한 또다른 책으로 《리스크 : 위험, 기회, 미래가 공존하는》라는 책도 챙겨볼 만하다. 저자인 피터 번스타인은 이 책을 통해 현재 우리가 당면한 위험을 어떻게 하면 기회로 살릴 수 있을지에 대해 조언한다. 예를 들어보자.

'리스크' 하게, 뱃심 좋게 도전하라

어느 지역에 질병이 창궐해 600명의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가정해보자. A계획은 200명을 구할 수 있고, B계획은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있는 33%와 아무도 구할 수 없는 67%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어떤 계획을 선택하겠는가? 리스크가 없는 A계획을 선택할 것이다.

다른 식으로 생각해보자. C계획은 400명을 죽게 하고, D계획은 모두 죽일 67%의 확률과 아무도 죽지 않을 33%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자. 이 실험에서 실험자의 78%가 D계획을 선택했다. 관점은 다르지만 같은 상황이다. 이렇게 같은 상황도 다르게 받아들이고 전혀 다른 결정을 하게 되는 인간의 심리를 '손실기피(Loss Aversion)'라고 한다.

위의 실험에서도 보여주듯이 사람들은 불확실성보다 손실을 더 싫어한다. 손실은 언제나 이득보다 더 커 보인다. 10만 원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발생하는 부정적인 자극은 10만 원을 주운 사람에게 발생하는 긍정적인 자극보다 훨씬 크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손실은 우리에게 더욱 큰 심리적인 부담을 더하지만 실제적인 부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보이는 것보다 더 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 손실은 마음과 머릿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 보다 냉정한 판단을 할 때 우리의 도전 의지는 강해질 것이다.

이 책 《리스크 : 위험, 기회, 미래가 공존하는》(한국경제신문) 속에는 불황의 터널을 뚫고 나온 사람들과 그들의 기록이 남아 있다. 명석한 통찰력으로 수백년 간의 기록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적절한 예와 함께 과거의 리스크 극복 사례들을 나열한다. 그렇기에 읽기만 해도 현재의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기에 충분하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힘들지만 내일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 만약 반대로 오늘이 호황이라면 내일의 우리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오늘의 난관이 내일을 만들 수 있는 초석일 수도 있다.

미네르바는 "컨설팅 업계에서는 무조건 읽어야 하는 책 중의 하나"라며, "이 책이 독자에게 확 트이는 시야를 제공할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경제라는 건 절대로 특정인이나 전문인을 위한 분야가 아닙니다. 누구라도 배우면 알 수 있는 분야죠. 알아야 살아남습니다. 이제는 모르면 당하는 게 아니라 털리는 시대죠."

미네르바가 우리에게 남긴 말이다.

손오공  08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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