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김준석 기자]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13번째 영화제의 개막작을 발표하고 영화제의 서막을 열었다. 6월 19일 영화의전당 인디플러스에서 열린 개막작 시사회와 기자간담회를 겸한 자리에서 이란 영화 <꿈의 끝>(The End of Dreams)과 캐나다 영화 <크로스 마이 하트>(Cross My Heart)를 폐막작으로 발표하고 공식 트레일러도 함께 선보였다.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꿈의 끝' 영화 스틸컷

<꿈의 끝>은 이웃집 할아버지의 말을 너무나 사랑하는 ‘아라쉬’라는 8살 소년이 어느 날 밤 몰래 말을 몰고 나갔다가 생긴 사고로, 털어놓을 수 없었던 마음과 몸에 난 상처의 비밀을 주변인들의 도움과 애정으로 극복한다는 줄거리이다. 기존의 이란 영화에서 잘 볼 수 없었던 푸른 숲과 논, 소와 말들의 풍경이 낯설지 않고 어린 주인공들과 어질고 순한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한 소년의 성장담을 한 편의 서정적인 동화책을 넘기듯 그려냈다.

개막작 <꿈의 끝>은 이란의 중견 감독 모하메드 탈레비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1958년 테헤란 출신으로 서정적이고 인본주의적인 시각으로 아이들의 사회적 교육적 환경에 관심을 둔 영화들을 찍어왔다. 14편에 이르는 그의 전작들은 베를린, 칸, 선댄스 등의 세계 영화제에서 다수의 수상을 했고 21회 뮌헨 영화제에서는 탈레비 특별전을 열어 그의 작품 5편을 상영한 바 있다.

감독은 BIKY측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이란 북부지역 ‘마잔다란’에서 촬영하면서 천명이 넘는 현지 아이들을 테스트하여 아라쉬와 여동생 쉬바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편 ‘아라쉬’라는 이름과 이웃 노인의 아픔 뒤에 숨은 감독의 비극적인 개인사도 털어놓았다. 영화 전반에 잔잔한 슬픔이 비추이는 이유다. 그는 ‘이렇게 많은 아름다운 별이 반짝이는 이 우주는 절망과 실망이 깃들기에 적당한 곳은 아니다. 별이 지면 또 다른 별을 쫓듯 우리들은 두발로 세상에 서는 법을 배워야한다’라고 이 작품의 제작의도를 밝힌 바 있다.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크로스 마이 하트' 스틸컷

7일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내년 영화제를 기약하는 폐막 작품으로는 캐나다 감독 뤽 피카드 의 <크로스 마이 하트>가 선정됐다. 어린이 보다 청소년에 방점을 찍은 영화로, 침착하고 조숙한 12살 퀘벡 소녀 마논이 주인공이다. 한 때 프랑스령이었던 퀘벡의 민족주의적 분리 독립 움직임이 한창이던 1970년이 영화의 배경이다. 부모의 형편상 고아원에 맡겨질 위기에 처한 12살 마논과 7살 남동생 미미는 어수선한 사회 현실과 무기력한 어른들에 실망하고 어느 날 사촌들과 함께 대형 사고를 친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무력감과 청소년의 자기결정권 문제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퀘벡 출신 뤽 피카드 감독은 연극배우이자 영화배우이면서 첫 감독 데뷔작인 <오디션>으로 뮌헨 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경력이 있다. 캐나다 에서도 비주류인 퀘벡의 독특한 정서와 10대가 겪는 어수선한 당대 풍경이 마치 퀘벡판 ‘빌리 엘리어트’를 보는 듯하다. 이 영화애서는 감독의 아들이 사촌 역할을 맡아 연기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는 독일 슈링겔 영화제와 괴테 문화원이 공동 제공하는 필름 9편이 ‘독일 포커스’라는 섹션에서 열리며 ‘아시아 파노라마’ 섹션에서는 자본력에 밀리기 쉬운 소중한 아시아영화 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올해 55개국 175편이라는 역대 최다 상영규모를 기록하는 13회 비키의 홈페이지(www.biky.or.kr)를 방문하면 상영 시간표와 자세한 프로그램 안내를 볼 수 있으며 22일 부터 www.dureraum.org 에서 티켓 예매가 본격 시작된다.

뉴스에이 김준석  kjs@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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