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
2008년 ‘어떻게 아이들에게 다가갈 것인가’ 라는 질문으로부터 선생님들의 모임이 시작되었고 모임이 깊어지자 연구소가 만들어졌다. "학생들과 교사가 사용하는 상이한 언어와 미디어의 이중 장벽 앞에서 절망을 느낄 때 영화를 통한 소통과 교육의 불빛이 희망으로 다가왔다“ 회원인 정동준 교사의 말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라나는 Z세대(1995~2009년에 태어난 세대)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는 건 비단 교사들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세대간 고민 속에서 이들은 영화의 교육적 활용과 효과에 주목하고 그간의 ‘영화보기’를 ‘영화읽기’형 수업 모델로 만들기 위한 모임과 연구를 거듭했다. 하지만 막상 교실에서 ‘어떻게 영화라는 교재를 수업 모델화 할 것인가’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10년이 지나 그들은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총집합한 미디어 교육 안내서 한 권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 책이 ‘버팔로 라이더-영화읽기 수업을 만드는 방법’이다.
그동안 다양한 영화읽기 수업을 해오던 이들은 2015년, BIKY에서 상영된 영화들로 영화읽기 수업모델을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는 김상화 집행위원장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수업연구에 들어갔고 그 첫 결실이 ‘버팔로 라이더“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마음껏 상영, 활용하고 가공할 수 있는 이 작품에 대한 판권을 BIKY가 가졌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미국감독 조엘 소인슨의 2016년 BIKY의 월드 프리미어 초청작으로서 빠른 속도로 사라져가는 전통적 삶의 방식과 가혹한 현실의 삶 사이에 놓인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또한 그동안 좋은 영화들을 꾸준히 소개해왔으나 아쉽게도 국내 개봉으로 이어지지 못한 영화들의 일회성 관람에 안타까움을 느낀 BIKY와 교사들의 공동노력의 결실이기도 하다.
사각형프리즘에 의하면 영화읽기 수업은 한마디로 영화라는 텍스트를 이용하여 “넓게읽기‘와 ’깊게읽기‘라고 할 수 있다. ‘줄거리와 사건으로 읽기’ ‘캐릭터로 읽기’ ‘비유와 상징으로 읽기’ ‘장르 교차로 읽기’ ‘인문학으로 읽기’ 등이 전자의 방법론이라면 ‘해설이 있는 마임’ ‘비율카드’ ‘핫시팅’ 등 다양한 수업도구와 접근법으로 흥미 유발과 함께 집중력 공감력 사고력 등을 끌어내는 것이 ‘깊게읽기’이다.
본문에 의하면 아이들은 ‘이렇게 깊은 생각을 해 본 건 처음이다” “나와 주변 친구들을 돌아보고 이해하게 만들어 주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태윤 교사는 ’영화라는 일차 완성품이 아이들과 교사들이 만나는 노둣돌이 될 때 그 쓰임은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예측하지 못한 방식으로 무한 확장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의 구성은 이정석 교사(부산 동삼초)의 4학년 ‘버팔로 라이더’ 읽기 10차시 수업 모델과 정동준 교사(진주 지수초)의 6학년 도덕 수업 8차시 모델을 싣고 말미에는 이미식 교수의 영화읽기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한 학문적 근간을 정리하여 책의 묵직함을 더했다. 미디어활용 교육 부분 연구에 깊이 천착해온 이교수는 책의 본문에서 ‘꺼버리면 사라지는 디지털 미디어 속의 관계는 쉽고 편하다.
하지만 현실의 관계 맺기는 시간과 노력 정성이 드는 일이다’라면서 ‘영화라는 가상현실을 도구로 현실의 나와 주변을 깊게 돌아보게 만드는 역설적인 힘이 영화읽기 수업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 교수는 ‘영화읽기를 통해 촉발된 감각과 사고를 학생들이 내면의 긍정적 재원으로 활용하고 도덕적 성찰의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책을 만든 교사들과 연구소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이유다.
한편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 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를 전후하여 ‘버팔로 라이더’의 출판기념회도 열릴 예정이다. 제13회 BIKY는 7월 1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주일 간 영화의전당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다.
뉴스에이 김준석 kjs@newsa.co.kr
<저작권자 © 뉴스에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교회 ‘탄소중립 국제선언 백령선언’으로 기후환경운동에 앞장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