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남동락 기자] 지난 해 연말이 다가올 무렵 그러니까 도청 출입기자가 되기 전, 경북도청을 방문해 이철우 도지사를 면담한 적이 있었다. 평소 면식이 없지도 않은 사이, 지사의 핸드폰 번호도 알고 아무개 이름 석 자를 대면 훨씬 더 친근감 있게 대면할 수도 있었지만 예고 없이 무작정 도지사실로 올라갔다.
 
도청으로 가기 전 주변의 지인들은 ‘아무런 사전 약속도 없이 시골 촌놈이 도지사를 만나는 게 될 법이나 하냐’는 식의 의구심 가득한 눈길을 보냈다.
 
역시나 비서실에서 제동이 걸렸다. 직원들은 위아래를 막론하고 사전 연락도 없이 무턱대고 찾아온 이 ‘낯선 방문객’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물론 겉으로는 친절하게 다음에 일정을 잡아 주겠노라고 말했지만 그 말의 진정성은 그들이나 필자나 믿지 못할 공수표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물론 비서실 직원들의 제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처사였다. 필자가 알기론 도의원이라 할지라도 사전에 약속하지 않으면 쉽게 만날 수 없다는 것을 귀 동냥을 통해 알고 있던 터였다.
 
결과적으로 난 도지사를 면담할 수 있었다. 그것도 지사 집무실에 오미자차까지 얻어 마셨다. 물론 아주 짧았던 만남이었지만 이른바 ‘소통과 격의 없는 만남’이었던 셈이다.
 
얘기가 너무 장황해졌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취임 후 이철우 도지사가 보여주고 있는 행보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다.
 
어저께 나온 보도 자료를 보니 이 지사가 미국 CES박람회을 다녀와서 스탠팅 회의를 시연하고 앞으로 자주 열기로 했다는 것이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싶은 그래서 공직사회의 창의적이고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지사의 처절한(?) 속내가 담겨 있는 것 같다. 이런 결심의 배경에는 구글 본사를 방문하고 느꼈던 감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지사는 평소에도 딱딱한 양복을 즐겨 입기 보다는 작업복 같은 점퍼 차림을 좋아하고 편한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실용적인 그의 가치관과 소탈한 면모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이 지사를 떠올리면 국정원 출신이라는 이력 한줄 때문에 늘 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던 것을부인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가 과거 국정원에서 자리를 옮겨 경북도의 정무부지사로 왔었을 때도 아마 그런 시선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시절 그와 같이 근무했던 아직도 현직에 있는 한 간부는 이 지사에 대한 인물평에 대해 ‘무척 소탈했고 격의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뿐만 아니라 과거 국정원에서 같이 근무했던 지금도 현직에 있는 고위관계자도 이 지사의 인품과 스타일에 대해서 비슷한 증언을 해 주었다.
 
다시 시골촌놈의 무작정 도지사실 문 두드리기로 돌아온다. 예고되지 않은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 지면을 빌어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창의적 혁신은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자연스럽게 발휘된다는데 동의 한다. 경북도의 공직자들이 ‘이철우 스타일’을 계기로 삼아 넥타이 풀어 헤치고 새로운 변신과 변화, 더 나아가 창의적인 혁신을 통해 공직사회가 달라졌음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뉴스에이 남동락  dongrak67@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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