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암댐감시단 이근 단장ⓒ 이정일 기자

우리가 자식들에게 깨끗한 물을 물려주기 위한 운동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일 끈임 없이 노력하고 있는 이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하루일과를 시작할 때 자신의 생업보다도 우선시 챙기는 지역의 환경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환경지킴이 ‘주암댐감시단’ 이근 단장(전남.화순 63세) 그 주인공이다.

이근 단장은 하루도 빠짐없이 주암호로 달려간다. 누가 몰래 들어가 낚시를 하지 않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나! 오·폐수가 흘러들지 않나 하면서 댐 주변의 곳곳을 살핀다.

이 단장이 이처럼 매일 같이 나서며 지킴에 나선지도 벌써 20여년이 지났다. 지난해 몇 몇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광주.전남 사람들의 젖줄 ‘주암호’를 지켜내는 환경보호운동을 시작했다. 민간단체인 주암호감시단. 그는 당시 30명이던 회원과 함께 단장을 맡아 단체를 이끌어왔다. 그의 노력 덕분에 주암호 감시단 회원수가 500명을 넘어섰고 머지않아 사단법인으로 재출발할 계획이다.

삼성SDS 직원들과 함께 정화활동에 나선 주암댐감시단ⓒ 이정일 기자

이 단장은 주암호의 물의 색깔만 봐도 어떤 상태인지를 금방 알아챈다. 그리고 주암호 주변지역에 있는 식당만 얼핏 살펴도 그 집의 정화조 상태를 짐작할 정도란다. 그만큼 그는 물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주암호환경감시 초소에서 새해 계획을 수립하는 '이근' 단장 ⓒ 이정일 기자

[다음은 지난 2000년 전라도 닷컴과 인터뷰내용]

▶환경운동에 매진하게 된 동기?
◀당시 때만 해도 일반인들이 너무 물의 소중함을 몰랐고 행정관청과 정부마저도 나몰라 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 것이 복합적으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됐지만 궁극적으로 제 자신을 위해서라고 해야겠죠. 저도 깨끗한 물을 먹고 싶었으니까요.

▶현재 회원들의 활동은?
◀대부분 자기 직업을 가지고 있는 회원들이 교대로 주암호 감시활동을 벌입니다. 감시초소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암호에 쓰레기를 버리고 불법어로를 하는 사람을 찾아내 주의시키고 심할 경우에는 사법기관에 고발도 합니다.

▶감시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일이 많습니다. 그런다고 우리 단체가 권력기관도 아닌데 말이죠. 환경을 보존하자는 순수한 마음으로 활동을 하는데 종종 불미스러운 일이 빚어지곤 합니다.


◀몇 달 전에는 주암호에서 고기를 잡는 사람을 고발했더니 저를 찾아와 행패를 부리더군요. 또 행정기관에 자꾸 문제제기를 하니까 그쪽(행정기관)에서 서먹서먹하게 대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이럴 때가 제일 안타깝습니다.

▶회원 모두가 감시활동을 하다보면 가정과 다른 문제에 소홀해지기 쉬울 것 같은데?
◀모두가 스스로 원해서 하는 일입니다. 심지어 처음에는 주변사람들마저도 ‘미친 사람들’이라고까지 했는데 지금은 매우 우호적입니다. 가족과 함께 활동하는 회원들도 많아졌습니다.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물은 정말 소중한 자산입니다. 더구나 주암호는 지역민들이 매일 마시는 양식이기 때문에 깨끗하게 지켜내야 합니다. 여기에는 관청의 책임도 큽니다. 모두가 나서 물을 깨끗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것은 ‘기형(奇形)’밖에 없다고 봅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이정일 기자  lej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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