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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흐름을 담은 예술, 한국 건축전시 브뤼셀 개최본래의 용도를 잃어버린 낡은 건축물에 새로운 숨결 불어넣기
뉴스에이 이미향 | 승인 2019.07.12 08:46
제3회 건축전 포스터
[뉴스에이=이미향 기자] 이탈리아 곳곳이 로마 건축의 흔적을 담고 있는 박물관이고 프랑스 파리가 오스만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가득한 전시관이라면, 벨기에는 하나의 건축 양식이 새로운 양식으로 발전하는 진화의 공간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벨기에는 특히 빅토르 오르타, 헨리 반 데 벨벳 등이 대표하는 아르누보(Art nouveau)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인 동시에 초현대적 건축양식에 관한 시도들이 가장 활발히 펼쳐지고 있는 서유럽 도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는 기존의 오래된 건축물 또는 낙후한 구역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도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저마다 다른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브뤼셀에서 건축물 활용방법의 변화를 통한 한국 사회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개최된다. “건물이나 지역 자체가 움직이지는 않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시대, 문화, 사고 등 모든 것이 변화합니다. 이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Shifting Ground(움직이는 땅)>라고 제목을 붙였습니다.”라고 이번 전시의 큐레이터 김그린씨는 말한다.
 
건축은 그 지역과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로 외관, 내부, 용도 등 모든 면에 있어 시간의 흐름과 함께하는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세 가지 주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제시한다. 우선 <코스모 40> 프로젝트를 소개함으로써 지극히 사적인 개인의 발상 전환이 유휴화 된 화학정제공장을 문화예술 및 지역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의 제조업 공장이 현재 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새로운 관계를 설정하는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시이다.

<세운상가>는 1968년 완공된 서울의 대표적 현대건축물로 건축 당시 당대 최고의 파격적 구성을 현실화하였다는 평을 받았으며 1980년대까지 한국 전자산업의 메카로서 군림해왔다. 그러나 이후 전자상가들이 용산으로 이전하고 한국 사회가 본격적으로 3차 산업사회로 옮겨가면서 쇠락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2014년 서울시가 추진하는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 민간 및 학계가 협력하는 세운협업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이곳에서 기술 장인들과 젊은 창작자들이 교류하여 지속 가능한 형태의 제조공간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신도리코>는 1960년대의 대표적 제조업체로서 복사기, 팩시밀리, 디지털 복합기 등을 생산해내던 공장이다. 하지만 80년대 이후 공장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또는 동남아 국가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이후 기술 변화의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 제조 자체보다는 연구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등 낡은 공장을 새롭게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이 노후 된 공장 건물은 연구소, 전시장, 교육장, 휴게 공간 및 사무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이와 같이 시대적 흐름에 적응하기 위한 건축물 활용 방식의 변화는 단지 재활용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 재창조의 예술이라고 일컫는 것이 더욱 적합해 보인다. 시대의 흐름은 한계에 도달한 60~80년대 산업화 시대의 제조업 시설들에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여 완전히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적, 예술적,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품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고 있다.

이번 건축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건축물에 대한 한국의 동시대적 가치를 살펴보는 한 편 한국의 산업화 건축물들이 어떻게 새로운 생명으로 호흡하고 있는지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다이어그램, 텍스트, 지도, 영상, 드로잉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전시물들은 현재 진행형 프로젝트에 대한 다각도의 질문을 던지는 즐거운 사유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전시 공간에서 한 발자국씩 움직일 때마다 관람객들은 시간적, 공간적 변화를 느끼고 스스로 시간과 건축물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원장 최영진)이 주최하는 제3회 건축전 <SHIFTING GROUND(움직이는 땅)>은 7월 11일 오프닝 컨퍼런스와 함께 개막하며 건축 예술을 통한 한·벨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8월 30일까지 계속된다.

뉴스에이 이미향  newsa@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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