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이 춘설로 인해 멍들어 있다ⓒ 이승렬

함께 피고 함께 지는 꽃이 목련화라 했던가?
그런데 왜 일까 자연이 이렇게 엇박자를 내는 이유?

동상으로 갈변된 목련ⓒ 이승렬

목련꽃 보다 좀 더 낮게 핀 진달래, 난초,
그리고 산에, 들에 핀 작은 꽃들은
별탈없이 저마다 곱게 자태를 뽑내는데
목련꽃 너만이 멍이든 이유?

ⓒ 이승렬

그래도 꽃을 피우려 애쓰는 목련아 고맙구나!
그러나 너를 꽃이라 불러야 할지
내 마음 참으로 고민 스럽구나!

어쩜 너 처지와 지금 우리의 처지가
꼭 닮아 보이기도 하니
동변상련의 위로가 되기도 한다.

잘려나간 목련ⓒ 이승렬

자연의 엇박자로
목련꽃은 멍이 들고
사람들에 가차 없이 잘려 나가는
너의 운명도 참으로 애닮구나!

15년 이상된 목련나무가 동상을 입어 고사 되기 직전이다.ⓒ 이승렬

긴 겨울 터널을 지나
나무로 순백의 꽃을 피우기가 장작이 되듯
몸을 짜는 고뇌와 번뇌를 번갈아
만물이 펼치는 계절의 꽃 전령사로
보람도 없이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이렇게 타는 가슴으로
초록의 꿈을 펼치려 하는가?

자연 앞에 끝없이 나약한 인간으로서
너를 본받아 너를 다시 만날 때
비로써 깨끗한 사람으로,
자연 앞에 맹세한 지금
그날이 기쁘게 기다려진다.

이승열 기자  09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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