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어쩌면 그렇게 도발적이고 용기 있는 발언을 잘 하십니까”
  오늘 프레스센터 19층에서 황희 문체부장관님의 초청으로 대한민국 7대 종교 지도자들이 모였습니다. 장관님께서 인사의 말씀을 하시는데, 주제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말씀을 하셨고 내년부터 종교계가 탄소중립실천 캠페인에 협조해 줄 것을 부탁하였습니다.
 
김대현 종무실장님의 브리핑이 있었고 이후, 자유발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일 먼저 발언을 하였습니다. “우리 기독교는 하나님의 창조를 믿기 때문에 창조 질서가 바로 자연 질서로 연결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조의 보존은 곧 자연의 보존으로 연결됩니다.
인류는 자연 질서를 어기면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탄소중립실천운동은 편리의 유무가 아니라 인간생존의 문제라고 확신합니다.
 
제가 막 총회장이 되고 한교총 대표회장이 될 때만 해도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면 마치 친정부적인 사람으로 오해 되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인류는 지나치게 자연을 훼손하고 에너지를 많이 쓰며 지구가 감당하기 힘든 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온 지구의 문제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탄소의 발생량과 배출량을 동등하게 하는 탄소중립실천운동을 한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탄소의 발생은 대규모 산업시설에서 더 많이 발생함으로 정부의 현실적인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종교계의 협조도 요긴하겠지요. 그래서 저희 한교총에서는 기후환경위원회를 신설하였습니다. 교회가 이 일에 앞장서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나 나무심기나 자연보호만으로 탄소량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주도로 화학적 변화에 의해 탄소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렇게 제가 포문을 열자 다른 종교 지도자들도 자유발언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대화의 초점이 캠페인보다는 여러 전문적인 방법론 이야기들이 나와서 제가 또 발언을 하였습니다.
 
“캠페인의 효과가 심리적으로 얼마나 큰지 아십니까? 우리 종교계에서는 물리적인 탄소중립실천을 할 수가 없습니다. 종교계가 할 수 있는 것은 신도들의 의식과 정서를 자극하는 캠페인을 하는 것입니다.
 
캠페인을 하면 누구든지 일단 의식화가 이뤄지고 그 의식화된 지식은 무의식으로까지 저장이 됩니다. 그 무의식에 저장된 캠페인의 이미지가 마침내 사람들을 행동하게 하고 실천하게 합니다. 결국 그 행동은 제3의 법칙으로 연결될 것이며 그 3의 법칙은 쏠림현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장관님, 어쩌면 코로나가 다시 한 번 대유행이 될지 모릅니다. 그때에도 예배는 건들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예배가 잘 진행이 되어야 신도들에게 이런 캠페인도 벌일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장관님께서도 “예배만은 끝까지 지켜드리고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해 노력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끝나고 바깥으로 나오는 길에 어느 한 종단의 지도자께서 저에게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목사님, 어쩌면 그렇게 도발적이고 용기 있는 발언을 잘 하십니까? 목사님께 완전 매료되었습니다.”
 
저 자랑하는 것은 아니고요~^^;; 오늘도 좋은 저녁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