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군(19, 가명)은 여름이 오는 것이 너무나 싫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는 체육시간도 예외가 아니다. 김진성 군은 농구나 축구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을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도 가급적 아이들과 어울려 운동을 하지 않는다. 원인을 알 수 없어 보이는 이런 행동의 이유는 간단하다. 남자 중학교에서, 남녀 공학인 고등학교로 진학했기 때문이다.

남녀 공학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먼저 김진성 군의 체질에 대해 말해야 할 것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특이한 체질은, 바로 냄새가 심하다는 것이다.

여름이 되거나 운동을 해 땀이 많이 흐르게 되면 김진성 군에게는 어김없이 시큼털털한 냄새가 나곤 했다. 김진성 군 본인도 느낄 정도였으니 다른 이가 느끼기에는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의 냄새였다. 하지만 남자 중학교에서는 그것을 가지고 면박을 주는 친구가 있긴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진학을 하며 문제는 달라졌다. 또래의 이성에게 관심을 가져가는 나이의 그에게, 냄새는 치명적이었다. 최대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김진성 군은 점점 운동을 멀리하게 되었고 필요 이상으로 몸을 씻게 되었다. 하지만 그에게서 나는 냄새는 정도는 덜해졌지만 쉬이 없어지지 않았다.

너무 냄새에 신경 쓴 나머지 김진성 군의 성격은 점점 소심해져 갔고, 그 전까지 있었던 친구들 또한 멀어져 갔다.

결국 이 사태는 삼촌이 병원에 데려가면서 해결되었다. 거기서 김진성 군은 이것이 특이 체질이 아니라 일종의 질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액취증이라는 것이었다. 결국 김진성 군은 액취증 수술을 받았고, 시술 후 냄새는 언제 그랬냐는 듯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이러한 것은 김진성 군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2%에서 5%의 사람들이 이러한 액취증 증상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하곤 한다. 질병임을 인식하고 병원에 찾아가는 사람은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냄새가 조금 더 난다고만 생각할 뿐 질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더 큰 문제가 된다.

액취증은 겨드랑이의 아포크린 한선에서 발생하는 땀이 세균에 의해 지방산과 암모니아로 분해되면서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풍기는 질환이다. 이런 증상은 특히 사춘기 때 가장 심한데, 김진성 군처럼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는 단순히 냄새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격이 소심해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치료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겨드랑이 털을 짧게 깎고 데오드란트를 뿌리는 방법부터 아포크린 땀샘을 제거하는 방법까지다. 그 정도가 약하다면 날마다 관리를 해주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커버가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은 후자를 택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증상을 보인다.

비앤비클리닉의 배진만원장은 "물론 땀샘을 제거하는 수술이 아니어도 보톡스를 맞아 겨드랑이 부위의 땀 분비를 감소시키는 식의 방법도 있다. 표시는 전혀 나지 않지만 반년 정도의 주기로 재시술이 필요해 불편하다" 며 "가장 확실히 치료하는 방법은 땀샘 일부를 제거시키는 수술이다"고 말했다.

수술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요즘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초음파를 이용한 초음파 용해 시술법이다. 예전에는 절개법을 이용했기 때문에 피부의 흉터가 남음은 물론, 혈관들이 절단되어 피부가 괴사할 수도 있는 부작용이 있었다. 피부가 위축되거나 혈종 등이 생기기도 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초음파 용해 시술법은 말 그대로 초음파를 이용해 혈관과 피부가 다치지 않게 땀샘을 녹여 짜내는 방법이다. 물론 5mm정도의 절개는 하지만, 이후 흉터는 거의 남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배진만원장은 또한 "액취증은 보통 주변에 청결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인식되기 쉽다. 그에 따라 원활한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말고 액취증의 증상이 어느 정도인지, 어느 시술법이 가장 효율적인지 전문 병원에서 의논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