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들 고위 정치인 개입 관련’ “의문”의혹 제기도
 

철거된 아파트 실내

[뉴스에이 = 이광원 기자] 주거 건물의 강제 철거를 놓고 토지소유주와 치열한 법적공방을 펼치고 있는 서울 방배아크빌 입주민들이 철거 당시 경찰 및 구청 공무원들의 행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며, 관계자들을 직무유기. 직무태만. 직권남용 등으로 감사원 및 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해당 기관을 상대로 본격적인 문제 제기에 나섰다.
 

파손된 빌라 입구

이러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방배아크빌 B동 입주민들은 지난달 초 서울 방배경찰서장 등을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제기한데 이어,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히고, 관할구청과 경찰서 뒤에는 현직 고위 공직자가 직. 간접적인 역량을 행사하여 현재 자신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가 서부 개척 시대를 방불케 하는 법의 사각지대로 전락해 버렸다고 주장하면서 고위 공직자 개입의 심증과 정황이 이제는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에 있다며 증거와 증인이 확보되는 데로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철거된 아파트 외벽

또한 방배아크빌 B동 입주민들은 당시 현장을 방문했던 담당 주무관이 절차와 규정을 미이행커나 불법행위를 방치하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는 이유와 함께 해당 철거가 마땅한 신고나 허가 없이 이뤄졌음에도 담당 공무원이 이를 전혀 제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최근에 서초구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제기했다.
 

파손된 아파트 입구 및 철거된 대리석타일 바닥

주민들을 대표해 진정서를 접수한 A씨는“토지낙찰자측은 2022년 11월 17일 철거 판결에 의한 대체집행결정문을 받았다는 이유로 어떠한 행정적. 법적 절차도 무시한 채, 또한 다목적실의 퇴거에 대한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에 의한 ‘퇴거집행정지결정’이 되어있고 입주민들 세대에 대한 ‘퇴거집행정지’도 되어 있음에도 토지낙찰자가 용역들을 앞세워 입주민들에게 험악한 상황으로 생활의 불편을 주고 지하주차장에 차가 입출입을 못하게 하는가 하면 용변을 보아 악취를 주어 고통은 주기에 입주민들은 ‘입주자의 주거생활을 방해하지 말라는 점유방해금지가처분결정’까지 받아놓은 상태에서 70명의 용역깡패를 고용하여 포클레인 2대로 마구잡이로 빌라 건물을 때려 부수는 불법을 자행했다”라고 호소했다.
 

철거된 아파트 입구

이어 A씨는 “건축사와 법제처에 등록된 법률조항에는 건축물을 해체하려는 경우 시장, 군수, 구청장들에게 신고 및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며 “당연히 이러한 절차 없이 철거가 이뤄질 경우 즉각 제재가 이뤄져야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이를 눈감아줬다”라고 주장했다.
 

철거된 빌라 전면 외벽

또한 “주민들은 인테리어는 신고나 허가가 필요치 않은 점을 가지고 담당 공무원이 철거 당일, 주민들의 강력히 항의에도 해당 철거가 단순 인테리어 일뿐이라며, 이의를 묵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신고를 거치지 않은 탓에 철거로 인해 발생한 상당량의 산업폐기물이 현재 어떻게 처리됐는지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철거된 주차장램프 슬라브바닥

특히 A씨는 “아파트 출입구, 앞마당, 담장 옹벽, 다목적실, 엘리베이터, 주차장 바닥, 주차장 내력벽 등을 강제로 파괴하고, 철거한 행위가 어떻게 인테리어라고 말할 수 있나”면서 “이에 대한 분명한 해명과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손된 아파트 E/V

이어 “사전 신고와 허가 없이 집행된 철거로 인해 현재까지 입주민들이 큰 두려움과 공포 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는 헌법에 명시한 국민의 주거안정 권리를 명백한 침해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임신 10주째 입주민이 유산을 하고, 고령의 노인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는 등의 말 못 할 고통을 당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철거된 다목적 사무실

또 다른 주민은 “선량한 주민들이 심각한 인권, 주거권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경찰과 구청 관계자들이 피해자 보호 규정을 무시한 채, 저들의 범법행위를 비호하고 있다”라며 “주민들의 피해가 날로 가중되는 상황에, 사태를 방관하는 자들에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철거된 아파트 옆면

이와 비슷한 사례로 한 건축사가 국토부에 “무허가 불법, 가설 또는 건축법이전 건축물대장이 있는 건축물의 해체도 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묻는 질의에 2020-07 국토교통부의 답변에 “(건축물 관리법)제30조 제1항에 따라 모든 건출물은 해체하려는 경우에는 허거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무허가, 불법, 가설 건축물 등도 해체신고 또는 허가를 받아야 함”이라는 답변을 했다.

  현재 방배아크빌 주민들은 대표자 A씨 명의로 담당 구청 공무원을 상대로 서울지방검찰청에 2023년 1월 26일자로 고소장을 낸 상태이다
 
방배아크빌 사건은 본지 및 여러 언론에서 보도 후 MBC 생방송 오늘을 통해 보도가 되기도 했다.
 
한편, 방배아크빌은 대법원의 철거명령을 앞세운 토지소유측과 거주권 관련 방해금지가처분을 앞세운 주민들이 재산권 행세와 거주권 보장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토지소유주측은 철거에 대해 법원에서 허락한 대체집행에 따른 것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퇴거 소송에 있어 일부 사무실에 국한되어 대법원 '파기환송'된 것일 뿐, 나머지는 자신들이 승소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입주민측이 내세운 ‘방해금지가처분’보다 대법원까지 거친 철거 소송에 근거한 대체집행이 ‘우위’에 있다며, 철거와 관련한 불법적 행위는 없다고 밝혔다.
 

굴삭기가 빌라를 철거하는 모습

반면 주민들은 “방배아크빌은 848-7번지(약23평). 848-10번지(약498평) 두 필지의 토지 위에 공동주택 18세대와 공유면적에 포함된 다목적실(사무실)1개 호실로 건축된 집합건물이다. 이 중 토지소유주측은 10번지에 대한 권리만 갖고 있을 뿐, 7번지는 입주자와 시행사 명의로 되어 있다”면서 “즉 토지소유주뿐 아니라 입주민들도 7번지 소유에 따른 법적지상권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입주민들이 엄연히 법적지상권을 갖고 있기에, 이를 배제한 강제 퇴거집행은 실제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철거는 반드시 입주민들이 완전히 퇴거한 상황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 사태는 입주민들의 동의나 퇴거 조치 없이, 철거를 강행한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