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경제인연합회는 주요 업종별 단체 10개를 대상으로 한 내년도 수출전망 조사 결과, 7개 주력 업종의 수출성장률이 미국, EU 등 선진국의 경기 부진과 신흥시장 경제성장률 둔화, 그리스 재정위기 등 불안요인들로 인해 올해보다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먼저, 조선과 반도체, 석유의 부진이 심각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은 올해 세계 경기회복세에 힘입은 조기 인도로 호조(‘11.1∼10월, 19.3%)를 보였으나, 내년에는 ‘08년 경제위기 당시의 수주감소로 인도 물량이 줄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였다.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이 감소(‘11.1∼10월, -1.3%)하였던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PC 시장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석유는 올해 신흥국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조(‘11.1∼10월, 67.8%)를 보였으나, 내년에는 공급 역량의 제한으로 인해 0~5%대로 증가율이 대폭 감소하면서 정체를 예상했다.

자동차, 일반기계, 철강, 섬유, 석유화학 등 다른 업종들의 전망도 어둡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동차는 미국시장에서의 선전,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업체의 공급제한으로 호조(‘11.1∼10월, 27.9%)를 보였으나, 내년에는 신흥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미국, 일본 등의 자동차 기업들과의 경쟁이 격화되며 5% 이내로 성장률이 저하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일반기계는 올해 중국 투자수요에 힘입어 20%가 넘는 고성장(‘11.1∼10월, 29.3%)을 이루었으나, 내년에는 10%대로 하락을 예상했다. 또한 철강도 올해 높은 성장률(‘11.1∼10월, 35.4%)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수요업종들의 부진의 영향으로 수출성장률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섬유는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으로의 원부자재 수출 증가에 힘입어 15%가 넘는 수출성장(‘11.1∼10월, 17.4%)을 기록하며 13년 만에 IMF 이전의 수출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12년에는 5%대 수출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석유화학은 물량기준으로는 올해보다 성장(‘11.1∼10월, 30.3%)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수급 안정으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올해와 같은 호조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였다.

전자는 내년에는 가전시장이 정체를 보이며 올해 수준의 성장률(‘11.1∼10월, 5.7%, 가전, PC, 무선통신기기 합산)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디스플레이는 오랜 부진(‘11.1∼10월, -7.9%)의 끝에서, 마침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2011년은 중동사태, 일본지진 등과 그리스 채무로 촉발된 유럽경제 위기 등 악재가 어느 때보다도 많이 발생했다면서, 내년에는 유럽발 위기와 더딘 미국 시장회복으로 신흥국 수출도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므로 기업들은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하고, 정부는 환율안정 등 수출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이형섭 기자  07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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