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음을 감사하세요 - 이재철 원장 -]

지금 하시는 일 마음에 드십니까?

-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저는 늘 대기하면서 환자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항상 나를 찾아주는 분들이 계시다는 기쁨이 있는 반면 늘 대기하는 삶에서 오는 갑갑함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진료 후 고맙다는 진심의 인사를 받을 때 “역시 의사가 되길 잘했지” 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의사로서의 삶을 딜레마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에 공감하리라 싶은데요. 이런 문제입니다. 과연 내가 먹고 살기 위해 의사로서 일을 하는가 아니면 생명을 살리고 지킨다는 의사 본연의 사명감에 따라 의사로서의 일을 하는가 입니다. 저 역시 솔직히 먹고 사는 문제가 크다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늘 양심은 외칩니다. 사명감으로 의사 일을 해야지... 이 양심의 소리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그 양심의 소리는 저를 의료선교로 보내고 봉사의 삶으로 이끌곤 합니다.

의사가 되신 계기가 있으시다면

- 중 2 때 어머니께서 암에 걸리셨습니다. 그리고는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도대체 암이 무슨 병이기에 어머니를 이리도 힘들게 하는가? 내가 크면 꼭 의사가 돼서 어머니 병을 고쳐야지 라는 다부진 고백을 했었습니다. 그때부터 제게 의사라는 직업은 삶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행복감으로 찾아왔을 때는

- 초기 의사 시절 공중보건의로 군복무를 대체했습니다. 농어촌에서 아무런 사심 없이 환자들과 만났더랬습니다. 치료해주면 고맙다고 때 묻은 고구마와 감자를 가져와서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오곤 하셨습니다. 그때의 기쁨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리는군요. 그러나 지금은 환자와 의사간의 이런 공감대가 많이 사라져서 마음이 아픕니다. 삶.. 가장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면

- 생각이 저를 힘들게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저 스스로 나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감사를 잃어버렸을 때 참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내가 지금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심한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 신의 도움이 컸습니다. 제가 믿는 주님이신 예수그리스도께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가장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삶의 모든 부분을 감사하게 해주셨습니다. 결국 감사가 인생의 모든 불행을 희망으로 기쁨으로 행복으로 바꾸는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원장 선생님은 특히 어떤 것에 가장 큰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까?

- 숨 쉬는 것. 그 자체가 감사할 일입니다. 의사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간접적으로 늘 체험하며 삽니다. 그렇다보니 숨 쉬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는 것이 빈 말이 아닌 진심이 될 수 있지 싶습니다. 지금 김 기자님과의 대화를 어제 죽은 그 사람은 결코 알 수 없습니다. 삶과 죽음은 진실로 백지장 하나 차이입니다. 그러므로 살아있다는 것. 그 자체에 감사해야만 합니다.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시다면.. 그 이유는

- 이미 고인이 되신 아버님이 기억납니다. 제가 어렸을 때 그분은 저의 친구들에게도 머리 숙여 인사를 하시곤 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이 무척 못 마땅했었습니다. 아버지는 생전에 위치도 제법이셨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제 친구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하시곤 했습니다. 이제 50줄이 넘은 나이에 그 일을 반추해보니 아버님의 겸손이 새삼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그리고 저도 그분처럼 겸손한 삶을 살아야겠다는 도전을 품게 됩니다.

끝으로 직원분들에게...

- 더 좋은 병원을 만들려고 가끔 직원들에게 질타를 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 마다 저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수긍해주는 모습에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 늘 더 칭찬해주지 못하고 더 감싸주지 못함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사랑하고 감싸주는 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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