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자살로 생을 마감한 고(故) 장자연이 마지막으로 출연한 작품이 언론에 최초 공개됐다.
2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정승필 살인사건’(제작 ㈜화인트리 시네마)의 언론시사회. 주인공 이범수를 비롯해 손창민 김뢰하 김광규 등 출연진과 강석범 감독이 참석해 고인을 회상하고 명복을 빌었다.
고 장자연은 극중 실종사건의 용의자인 ‘요가녀(요가강사)’로 등장, 아름다운 몸매와 자태로 경찰서에 있는 남자들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이미 고인이 됐지만 그녀의 미소만은 스크린에서 여전히 빛나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강석범 감독 [사진=JTN]
시사회가 끝난 후 고인과 관련된 질문에 이범수는 “혼자 연기하는 부분이 많아 사실 ‘요가녀’를 누가 연기했는지 몰랐는데 나중에야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보면서 동료배우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고인의 유작이 된 만큼 의미 있는 연기와 영화로 남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석범 감독은 “장자연이 맡은 배역은 원래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원래는 다른 여배우가 내정돼 있었지만 출연을 못하게 되자 연출팀을 시켜 2명의 후보를 불러왔는데 그중 한 사람이 장자연이었다는 것. 그는 “스태프들 앞에서 공개오디션을 봤는데 가장 역할에 맞는 연기를 선보였다”며 “연기에 많은 열정을 보였던 친구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형사' 역의 배우 손창민 [사진=JTN]
또한 감독은 “단 한 번도 장자연의 분량을 편집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그녀가 연기한 부분이 극의 흐름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은 없었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함께 출연한 배우 손창민 역시 장자연의 출연여부에 대해 “제작사 대표가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갔다는 소식을 듣고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촬영현장에서는 감독님과 모니터로 ‘요가녀’인 그녀의 연기를 지켜보며 ‘좋은 재목이 되겠구나’ 생각했었다고. 손창민은 “제작사 대표님이 그럴 사람이 아닌데 이상해서 알아보니 ‘요가녀’가 장자연이었다”면서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좋은 배우가 유명을 달리한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며 명복을 빌었다.
영화 ‘정승필 살인사건’은 우연한 사고로 사라진 주인공 ‘정승필’(이범수 분)을 찾기 위해 그의 약혼녀인 ‘유미선’(김민선 분)을 비롯해 경찰서, 회사 사람들이 벌이는 며칠간의 코믹 해프닝을 그린다. 단 한 벌의 의상을 입고 제한된 장소에서 사투를 벌이는 이범수의 ‘원맨쇼’가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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