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0일 인천, 영화 '하늘과 바다'서 24살이지만 6살 지능으로 살아가는 바이올린의 천재 '하늘'역을 맡은 장나라가 10월 28일 개봉을 앞두고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게릴라콘서트를 여는 첫날이다.
언론시사회를 마친 다음날인 20일 저녁 8시. 어둠이 내려 앉은 도심에 환하게 빛을 발하는 커다란 무대차량이 부평역 근처에 자리 잡았다. <하늘과 바다> 주연을 맡은 장나라가 영화 홍보차 게릴라 콘서트를 준비한 장소였다.

그가 온다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그의 공연을 보기 위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하늘과 바다ost 게릴라콘서트는 마술쇼에 이어 가수 정재윤의 춤과 노래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뒤이어 장나라가 무대에 오르자 교복을 입은 학생들, 장을 보러 나온 중년의 부부, 퇴근길 회사원들의 발길이 무대 차량으로 더욱 모이기 시작했다. 하늘과 바다 ost가 흘러나오는 동안 시민들은 휴대폰으로 배우 장나라를 담기 위해 높이 팔을 뻗기도 하고 그를 응원하기 위하여 휴대폰 액정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어느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은 휴대폰을 미처 챙기지 못했는지 입을 벌린 채, 그의 모습을 지켜보느라 취재기자가 다가오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 장나라를 직접 보니 기분이 어떻냐고 묻자 "장나라 누나 오늘 처음 봤어요. 너무 좋아요. 오늘 집에 휴대폰 놓고 나와서 저는 동영상도 못 찍었는데, 그래도 너무 좋아요. 영화 꼭 볼게요"라고 말한다.

대중과 함께 하는 자리. 최선을 다한 만큼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알려주고 싶은 이 자리에 장나라는 노력한 만큼 당당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미소와 노래를 선물하고 물러섰다.

동행 인터부-차안에서의 20분, <하늘과 바다>를 선보이기 위한 첫번째 게릴라 콘서트를 마치고 이어서 일반 시사회가 열리고 있는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취재진들은 그와 함께 차량에 탑승했다.

이동 차량 안에서의 이루어진 인터뷰는 20분 가량 진행되었다.

6년만에 국내 스크린에 컴백한 장나라. 그에게 먼저 언론시사회를 마친 소감을 물었다 "잘 모르겠다. 궁금하고 긴장된다. 하지만 일단 보여드리고 나니 마음은 편하다. 기사에 올라간 사진만 우선 봤는데 다들 어떻게 보셨는지 너무 궁금하다."라며 시사회 참석자들의 반응을 매우 궁금해 했다.

24살이지만 6세 지능아인 하늘이를 경험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묻자 "장애라는 것은 조금 다를 뿐이라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배려를 안하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배려를 하는 것도 불편한 일"이라고.

영화를 떠나 장나라의 평소 모습은 어떠한지 궁금하다고 말하자 엉뚱하게도 먹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병약한 역할을 맡아 8kg이나 되는 몸무게를 감량했지만 실제로 그는 식탐이 굉장하다고 한다. "먹는 것을 생각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실제로 다 먹지는 못하지만 조금씩이라도 먹어야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살찌우게 만드는 것 같다"라며 웃어 보인다.

6년만의 컴백인데 달라진 게 있냐고 묻자 그는 "있다"고 말한다. "전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이 영화를 위해 노력하는 제작진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들의 존재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면서 연기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 것 같다. 즐기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던 큰 힘을 그들을 통해 많이 받았다."라고 말한다.

장나라는 이번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목소리 톤부터 억양, 맡투까지 스스로 분석하고 연구해서 감독님과 둘이 리딩을 먼저 마친 후, 다함께 다시 리딩에 들어가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시사회 현장, 관객을 안아버린 장나라

어느새 시사회 현장으로 이동하던 차량은 목적지에 도착했다. 심야 영화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장나라의 등장에 놀란 표정이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영화관 입구에 도착한 장나라는 '안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어떠할까' 궁금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영화관 안에서는 바다(쥬니 분)와 하늘(장나라 분)이 한 무대에 오르고 이어 바이올린 연주음이 울렸다. 드디어 장나라의 무대 인사 시간이 임박해 왔다. 긴장한 듯한 모습은 간데없다. 마이크를 잡는 순간 편안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하늘과 바다 ost 들려주자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노래가 끝나고 관객과 배우가 좀 더 친밀함을 느낄 수 있도록 퀴즈타임도 마련했다. 영화를 열심히 봤다면 너무나 쉬운 답들이다. '하늘과 바다 ost'를 담은 시디가 선물로 마련되어 있었다. 여기저기서 서로 맞추겠다고 손을 들어보였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기회를 얻은 관객은 남학생이다. 쑥스럽지만 용기를 내어 악수를 청해 보이자 장나라가 살며시 안아 준다. 이후에도 계속 퀴즈는 진행되었고 그때마다 장나라는 감사와 반가움의 표현으로 그들의 등을 살며시 감싸안았다. 이는 그의 영화를 위해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참석해준 관객들에게 특별하기만 한 배우가 아니라 소통하고 함께 존재하는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표현을 직접 보여주고 있었던 것. 장나라의 그런 모습에 관객들의 환호와 부러움은 박수로 다시 이어졌다.

정성과 사랑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하지만 가장 쉽고 빠르게 전달 되는 것은 마음을 담은 인사 한마디가 아닐까. 한땀한땀 정성을 다해 수를 놓든 관객에게 인사말을 전하는 그의 모습은 '노력과 사랑'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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