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일부 이사의 개혁 반대와 내부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기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국회와 함께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 조성 등에 관한 법률(태권도진흥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태권도진흥법이 규정한 법정법인화를 지연시키고 있는 국기원의 위법상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대기 차관은 “정부는 태권도계 스스로 법률에 따라 정관을 개정하고 국기원의 개혁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해 왔지만 국기원은 1년 4개월이 넘도록 법정법인화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더이상 법정법인화를 지연시키고 있는 위법 상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22일 시행된 태권도진흥법은 국기원이 1개월 이내에 정관을 작성, 문화부장관의 인가를 받아 법정법인화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기원이 파벌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정관 내용을 놓고 극심한 이견을 보여 1년 4개월이 넘도록 법정법인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차관은 이어 “세계태권도의 총본산인 국기원의 위법상태를 방치할 경우 태권도 종국의 명성에 흠집이 가는 등 국익을 크게 훼손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따르면 국기원 정관 중 가장 문제가 되는 조항은 ‘임원에 대한 결격사유 조항’이다.

정부는 국기원 정관에 임원의 결격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자 ▲금치산자 ▲한정치산자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 등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현재 국기원 일부 이사가 이 조항에 따라 결격 사유가 발생하자 격렬하게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는 태권도진흥법 개정을 통해 법 자체에 아예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을 삽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태권도는 전 세계 7천만이 즐기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라며, “현행 이사진들은 더 이상 태권도를 개인적 욕심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지금이라도 정관 개정에 임해 새 이사를 선정함으로써 국기원 정상화, 더 나아가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인 태권도계의 화합과 발전에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승우 기자  06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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