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가 자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정치인 후원 독려 이메일이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이메일에는 관련 국회 상임위 즉 국토해양위 의원들의 이름과 계좌번호, 납부 요령과 함께 1년에 10만원 안으로 정치후원금을 내면 연말에 세액공제를 통해 전액 환급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후원금 한계가 넘을 경우 ‘다른 경로’를 통해 후원금을 제공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불법성 논란도 거셀 전망이다.

야당은 “후원금을 받은 의원은 모두 국토해양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라며 편법로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민주당 송두영 부대변인은 “특정인에게 강제적으로 후원금 납부를 독려하거나, 업무적으로 관련이 있다면 정치자금법을 위반”이라며 “수공의 후원금 납부 지시는 명백한 로비이고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조사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백성균 부대변인은 “수공이 4대강 뱃놀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드센데 수공은 소관 상임위에 정치후원을 가장한 로비나 하고 있단 말이냐”며 “게다가 다른 경로를 통해 후원금을 전달하려 했다고 하니 불법 의혹도 피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백 부대변인은 “검찰은 즉시 다른 경로를 통한 정치인에 대한 후원금 전달이 있었는지 수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4대강 예산삭감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와중에 4대강 사업 핵심 주체인 수공이 소관 상임위 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독려한 것은 명백한 로비”라며 “더욱이 선의의 제도인 연말 세액공제를 이렇게 악용하다니 말문이 막히다”고 개탄했다.

이 부대변인은 “수공은 편법로비를 즉각 중단하고, 원칙도 무시한 채 편법로비를 통해 4대강 사업을 추진하려는 행태는 국민의 공분만 키울 것임을 명심하라”고 질타했다.

창조한국당은 “공기업 본연의 위치를 망각한 파렴치한 행위인 동시에 일개 직원의 실수로 볼 수 없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배후를 밝혀내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공기업 사장을 지낸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이메일을 보냈다면 이는 수공이 조직적으로 했다고 봐야 한다”며 “조직적인 정치후원금을 낸다는 것은 어떤 정치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위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2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정감사를 하다 보면 종종 피감기관이 소관 상임위 의원들한테 밥을 샀다, 이래가지고 어떻게 감사하겠느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런 조직적인 후원을 받고 어떻게 감사를 할 수가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조직적으로 시행한 바 없다’는 수공의 해명에 대해선 “이메일이 오갔으면 충분한 증거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주장에 관계없이 사실은 밝혀질 것”이라고 되받아쳤다.

그러면서 “좀더 파악해봐야 되겠지만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고발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뉴스캔

이화경 기자  leeghkru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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