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핸드폰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집집마다 장롱 속에 핸드폰을 보관하거나 버리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 핸드폰을 모아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대전시 자원순환과 이문섭씨의 말이다.

폐휴대폰으로 사랑 실천해요
대전광역시에선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와 함께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2개월간 ‘폐휴대폰 모으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녹색성장을 실천하고, 각 가정에서 장롱이나 서랍에서 잠자고 있는 폐휴대폰을 모아 재활용하기 위해서다.

환경부에 따르면 폐휴대폰 한 대에는 금이 0.28~0.47g, 은 2g, 구리 140g, 코발트 25g 등 소중한 자원이 숨어 있다. 이를 돈으로 따지면 약 2500원 가량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전 지역의 재활용률은 그리 높지 않다. 환경부에 따르면대전에서 연간 발생하는 폐 휴대폰 450만대 수준인데, 이중 재활용하는 폐휴대폰은 130만대 가량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집 안 서랍이나 장롱에 잠자고 있거나, 일반 쓰레기처럼 매립되거나 소각처리 되고 있다. 자원 낭비에 환경오염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시청, 구청,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에 설치된 폐 휴대폰 수거함

기본적인 구조는 대전시에서 수거한 폐휴대폰을 재활용업체에 매각해 재활용하고, 수익금 중 사업비를 제외한 전액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 식이다.

대전시에선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홍보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또 경품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추첨을 통해 참가 시민 중 160명을 추첨해 대형냉장고, TV, 노트북 등의 경품을 나눠줄 계획이라고 한다.

수거를 통해 자원의 재활용과, 환경보호,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갖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을 알리는 홍보전단지(좌)와 경품응모권(우).

이에 따라 대전시에서는 시청과 구청,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과 학교, 대형마트, 아파트, 군부대 등에 수거함을 1000개 설치해 회수에 나섰다. 협회에선 수거한 폐휴대폰을 모아 재활용업체에 입찰을 통해 매각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대외협력팀의 이원형 과장은 “휴대폰 교체주기가 짧아져 장롱폰이 연간 1000만대가 나오는데 이는 250억원에 해당한다”며 “이를 줄이기 위해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10만대 수거해 1억원 조성하는 것이 목표
대전시의 목표는 총 10만대를 수거해 1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3월 23일까지 수거한 폐휴대폰 수는 약 1만1000여대에 불과하다.

대전시 자원순환과 이문섭 담당자는 “12일 각 자치구에서 홍보 캠페인을 했지만 아직까지 시민들의 참여가 많지 않다”며 “이번 캠페인이 끝나더라도 계속 수거할 계획이니 많은 참여를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전시에선 캠페인이 끝난 뒤에도 아파트나 공공기관 등에 있는 건전지, 형광등, 재활용 수거함을 통해 수거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물론 기존처럼 각 이동통신사 직영점이나 핸드폰 A/S센터, 폐 휴대폰 수거함 등에 버려도 된다.

개인정보 노출 우려는 없다고 한다. 한국전자산업환경협회 이원형 과장은 “협회에서는 폐휴대폰을 재활용할 때 휴대폰을 파쇄하고 자력으로 휴대폰 속 정보를 없애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자원을 재활용하고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어 좋아요”
캠페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대형할인마트에서 쇼핑을 하고 있던 대학생 김민지씨(24·여)는 “집에서 아무 쓸모없이 자리만 차지하던 폐휴대폰을 반납하고 상품응모권과 이웃사랑까지 실천할 수 있어 좋다”고 대답했다.

또한 아버지 심부름으로 구청에 들렸다는 대학생 박모씨(21)는
“처리 방법도 모르고 아까워서 집에 뒀던폐 휴대폰이 많은데 이번 기회에 다 수거함에 넣어야겠다”고 대답했다.

이번 캠페인에서 수거한 장롱폰들.

캠페인에 대해 몰랐다는 주부 김복임씨(52)는 “우연히 마트에 왔다가 캠페인을 봤다”며 “좋은 캠페인인데 홍보를 더 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폐휴대폰에 대한인식 변했으면
주변을 보면 핸드폰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커다란 전자제품이 아닌 작은 기계이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버리는이들도 많다.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폐휴대폰을 훌륭한 자원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었으면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관련 사실을 알리는 노력도 뒤따라야 할 듯하다. 대전시에선 이번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지만, 모르고 있는 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폐휴대폰을 재활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이형섭 기자  07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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