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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뜨는 달력 -김 선 시집 출간김선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눈 뜨는 달력』이 <푸른사상 시선 77>로 출간됐다.
뉴스에이 김정석 | 승인 2017.08.29 09:29
[뉴스에이=전국 취재국 김정석 국장] 도시화와 산업화의 거친 물결 속에서 뿌리를 잃지 않는 고향과 가족, 사람살이의 가치를 가리봉동의 어두운 골목길을 비추는 달빛처럼 따뜻하고 섬세하게 노래했다.
 
■ 시인 소개 김 선 시인은 1973년 전남 고흥 바닷가에서 태어났으며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석사)를 졸업했다.
 
2006년부터 10여 년간 송수권 시인이 고문인 ‘고흥작가회’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시밭을 일구었다.
 
함께 엮어낸 작품집으로는 『늑대의 시간』 『거미의 비행』 『병속의 새는』 등이 있다.
 
2013년 『시와문화』 시 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검인정 교과서를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시인 김선
■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은행나무에 걸린 달 / 하현달 / 한 끼의 식사 / 가리봉동 오후 4시 / 가리봉동 비둘기 1 / 남구로역 인력시장 / 겨울, 첫차 / 가리봉동 비둘기 2 / 만삭 / 뒷모습 / 눈발 / 가마솥 / 뿌리의 힘
 
제2부 부자 / 감꽃 / 동작대교를 지나다 / 새의 물결무늬 / 성에꽃 / 자국 / 백일도 / 짜장면과 완두콩 / 감자꽃 / 그림자 / 빗방울 / 24시간 편의점 앞에서 / 겨울 산 / 어머니의 집 / 하얀 민들레
 
제3부 잠자리 / 흰 소 / 화살표 / 아이비를 위하여 / 연탄 / 월정사 가다 / 단발 / 고드름 다비식 / 고라니의 외출 / 유월, 서울시청 광장을 지나며 / 시(詩) / 어느 여름 저녁의 판토마임 / 참깨를 볶으며
 
제4부 떨어진 꽃봉오리 / 참꼬막 / 이 빠진 그릇 / 환한 상처 / 홍시 하나 / 화분의 집 / 코스모스 / 우산 / 철쭉꽃 붉게 핀 / 산길 / 눈 뜨는 달력 / 낙타 등만 보면 나는 올라타고 싶다 / 불면 / 겨울나무 작품 해설:소외된 곳과 잊혀진 고향에서 찾은 빛― 김석환
 
작품 세계 김선 시인의 시선은 무척 따스하고 섬세하다.
 
그 예리하고 빛나는 눈빛은 도시 변두리 골목길의 어둠을 밝히며 외로운 이들의 굽은 등을 어루만진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속 깊이 고여서 외롭고 힘든 삶을 지탱해주는 온기를 찾는다.
 
때로는 우리가 버리고 떠나온 고향으로 발길을 돌려서 깊고 푸른 나무 그늘에 앉아 이웃들을 만나 손을 잡는다.
 
그렇게 김 시인은 도시가 점점 비대해지고 화려해지면서 주변으로 밀려나 소외되고 잊혀진 것들에 대하여 일관적으로 애정의 손길을 보낸다.
 
이러한 김 시인의 시적 자세에 대하여 혹자는 이전의 시단 흐름을 고집한다고 평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이웃들의 눈길에 아랑곳하지 않고 소외된 곳에 머무는 이들을 향한 김 시인의 관심은 멈추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의 시단에는 서서히 지각 변동이 일기 시작하면서 시인들의 시선은 급격히 외적인 삶의 현실로부터 내면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전에 대세를 이루던 이른바 리얼리즘 문학의 흐름은 차츰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 무렵 모더니즘을 지나 포스트모더니즘 사조가 우리 문단에 빠르게 유입된 탓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문단 내부의 요인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1970~1980년대를 거치며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또는 경제적 민주화의 욕구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그런 변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경제 발전은 속도를 더하고 시인들은 창을 닫고 내면을 살피는 중에 그 그늘에서 가파른 삶의 길을 걷는 이들은 더욱 주변으로 밀려 나고 있었다.
 
김 시인은 소외된 채 사는 이들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그들의 아픔과 꿈을 비추어 드러낸다.
 
문단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도시 변두리에 살면서 힘들지만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의 풍경을 세부적으로 묘사하여 보여준다.
 
김 시인은 오랜 습작기를 거치고 절차탁마를 거듭한 끝에 첫 시집을 펴낸다. 그의 긴 시력만큼 시적 행보의 반경은 넓고 깊다.
 
가속적으로 발전하는 문명과 이를 추동력으로 화려하게 팽창하는 도시 변두리의 풍경과 그곳에서 소외된 채 사는 이들의 상처와 사랑을 세밀화처럼 섬세히 그리기도 한다.
 
그리고 타자의 시선을 벗어나 고유한 욕망의 주체로 서기 위해 성찰의 깊이를 더한다.
 
때로는 도시의 매연을 피해 외지고 낯선 곳을 즐겨 찾는 고행의 발걸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 발길은 마침내 잊혀가는 고향으로 돌아가 그곳을 지키는 부모를 만난다.
 
존재의 기원이요 최초의 거울인 부모 앞에서 불안을 해소하고 고유한 욕망의 주체가 되어 한 그루 나무로 선다.
 
김 시인이 겪어온 고난과 상처는 오히려 나무의 자양분이 되어 시의 꽃을 피우고 시집으로 첫 결실을 맺어 펴내는 것이다.
 
이미 많은 시인들이 새로운 사조의 물결에 합류하고 변신을 서두른 때에 소외된 곳이나 잊힌 곳에서 길어 올린 빛이 오히려 더욱 새로워 보인다. 앞으로 더욱 새로움을 거듭하여 그 나무에 향기로운 시의 열매가 풍성히 맺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김석환(시인·명지대 문창과 명예교수) 해설 중에서
 
■ 시인의 말
 
나의 첫 이야기가 되어준 부모님, 내 고향 객지 생활 홀로 헤쳐 나가면서 먹먹한 울음 삼킬 때마다 어깨를 내준 가리봉동 저녁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새로운 시를 찾아 어제의 나를 버리고 일어서련다
 
■ 추천의 글
 
김선의 시에는 서울 가리봉동 일대를 중심으로, 공룡 같은 도시에 맞서 인간다움을 갈망하는 사람살이의 모습이 잘 담겨 있다. 그는 목소리를 높이는 법 없이 명징한 이미지를 통해 이를 구현하고 있다. 「가리봉동 비둘기」 연작 등은 무거운 주제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수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 정신이 실종된 시대에 모처럼 새롭게 독자를 흡인할 화법을 보여주는 시집이다.
 
―박몽구(시인 · 문학평론가)
  
김선 시인은 달의 발바닥이 윗동네를 먼저 밟는 마음으로 가리봉동의 오거리며 재개발로 철거를 앞둔 상가며 허기진 비둘기가 모이를 쪼는 광장이며 공공근로 현장을 찾는다. 남구로역의 인력시장이며 난곡동의 산동네도 찾는다. 허물어져가는 고향집이며 자식들에게 당신의 몸을 다 내준 어머니며 휠체어를 탄 아버지며 어린 나이에 식모살이로 집안을 살린 넷째 언니도 품는다. 결국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뿌리 뽑힌 사람들의 뿌리를 지키고 그들의 철거된 꿈을 되찾으려고 담쟁이처럼 다가가 어루만지는 것이다.
 
―맹문재(문학평론가 · 안양대 교수)

뉴스에이 김정석  rla79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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