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달가슴곰ⓒ 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환경부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지리산 반달가슴곰 야생 개체군 복원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러시아와 북한의 반달가슴곰 27마리를 도입, 지리산에 방사하였다.

본 연구진은 도입된 반달가슴곰 개체군의 혈통과 유전적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자 도입된 개체들과 함께 다른 지역(일본과 동남아) 반달가슴곰 개체군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하였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모계로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동일종내 유전적 변이률이 높아 집단의 진화관계를 분석할 때 주로 사용되며, 인류 조상의 아프리카 기원설 등의 연구에 사용되고 있다)를 이용한 혈통 분석 결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분석 결과, 러시아와 북한 개체군은 유전적으로 서로 가까운 하나의 집단을 이루고 있었다. 한편, 이들 러시아와 북한 집단은 동남아시아와 일본 개체들과는 매우 커다란 유전적 차이를 보였다. 이것은 러시아와 한반도의 반달곰이 같은 혈통이라는 것과, 동남아시아와 일본 개체군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계통임을 말해 준다.

그러므로 한반도 반달가슴곰 혈통을 잇기 위해 국립공원 종복원센터가 러시아와 북한에서 개체들을 도입한 것이 올바른 결정이었음을 다시 확인해 주고 있다.

Microsatellite DNA(초위성체:유전체 내에 연속적인 짧은 반복 구간을 말하며, 변이률이 매우 높아 친자확인, 범인식별 등의 개체구별에 사용되는 유전자 표식)를 이용한 유전적 다양성 분석 결과

비록 러시아와 북한 반달가슴곰이 같은 혈통이지만, 두 개체군 사이에는 작지만 유의한 수준의 유전적 변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두 개체군 모두 일본 등 다른 지역 반달가슴곰 개체군들과 비슷하거나 또는 더 높은 수준의 유전적 다양성을 보였다.

같은 혈통이면서 유전적으로 약간의 변이를 보이는 러시아와 북한 두 지역 개체군을 함께 도입함으로 복원된 지리산 반달가슴곰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고 유전적 건강성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전적 다양성은 복원 개체군의 장기적 생존과 변화된 환경 적응에 필수적 요소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에도 쓰이는 microsatellite 유전자 분석기법을 이용해 지리산 반달가슴곰 개체들의 친족관계 분석 결과, 기록상으로는 친족관계가 없는 개체들이지만 유전적으로는 형제자매 관계가 있는 러시아산 2개체를 확인하였다. 반면에 북한산 반달가슴곰 두 쌍의 경우에는 기록상으로는 형제자매 관계이지만 실제 유전적으로는 거의 근연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도입처의 기록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앞으로 복원된 반달곰이 번식하여 2세대를 이룰 때, 유전자 검사에 의해 이들의 정확한 혈연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 준다.

러시아와 한반도의 반달가슴곰이 같은 혈통(ESU)에 속함을 확인하였고, 같은 혈통이면서도 약간의 변이가 있는 개체들을 도입함으로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한반도 혈통과 유전적 건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었음을 확인하였다.

첨단 유전자 분석기법을 이용한 지속적 개체확인, 가계분석 및 유전적 모니터링은 앞으로 복원된 반달가슴곰 개체군의 유전적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연구진 소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이항 교수:반달가슴곰 유전적 실험과 분석, 논문작성, 연구 총괄
러시아 라조자연보호구 Voloshina, Myslenkov 박사팀:러시아 시료 수집, 분석, 자문
싱가폴/베트남 Gavin 박사팀:동남아 시료 수집, 분석, 자문
국립생물자원관 한상훈 박사 및 국립공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양두하 박사팀 :지리산 반달가슴곰 시료 수집, 분석, 자문
상명대학교 그린생명과학과 김창배 교수:유전계통 분석 및 자문

연구 지원 기관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산 반달가슴곰 유전정보 분석 연구” 2005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주요 생물자원의 유전자 분석 사업” 2009년

이학재 기자  08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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