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0.11.30 월 00:47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기고
레이스가 끝나자 고달픈 인생의 오르막
이광원 기자 | 승인 2020.10.21 02:01
스포츠해설가 김원식
전 올림픽 국가대표 마라토너
“길이 끝나자마자 여행은 시작되었다.”

이 말은 새로운 세상에 대한 희망이라는 의미로 누가 한 말이다. 인생 이모작 시대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길이 끝나자마자 고생은 시작되었다.”라는 말을 해야 한다. 바로 주로에서 평생을 달리다가 현역의 길이 끝났지만, 앞에는 아름다운 여행이 아니라 힘든 삶의 무게가 기다리고 있었다.

7~80년대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 곯은 배를 채우기 위해 달린 경우는 “라면을 배터지도록 먹고 싶었다.”는 유명한 여성 육상 선수 임춘애만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긴 레이스인 마라톤 선수들은 지금 더 힘든 인생 2번째 고독한 역주를 펼치고 있다. 은퇴한 많은 선수들이 안정된 직업 없이 고달픈 인생의 레이스에서 헤매고 있다.

최근 언론에 한때 한국 마라톤을 이끌었던 기라성 같은 마라톤 스타들이 은퇴 후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힘든 삶의 레이스에서 좌절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올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참으로 슬프고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누구인가? 한 때 국민스포츠라고 일컬었던 마라톤에서 한국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의 철각들과 어깨를 겨루었던 영웅들이 아닌가?
 
오늘날은 마라톤 선수들이 자기를 위해 달리는 경우가 많지만, 예전에는 국가를 위해 그리고 국민을 위해 무작정 달렸다. 그들의 가슴에는 자랑스런 태극기가 있었고 시상대에서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들으며 무한한 자부심을 느꼈었다.

지금은 체계적인 마케팅 시스템으로 현역으로 활동할 때 열심히 벌고, 그 와중에서도 투자에 눈을 떠서 은퇴 할 무렵에는 알차게 재테크를 이루는 스포츠 스타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예전에는 주먹구구식 선수 육성과 운영 방식으로 주린 배를 움켜쥐고 밥을 먹기 위해 달렸고, 달리고 나서 먹는 밥 한 그릇으로 세상을 다 얻은 듯이 기뻐하기도 했다. 그러던 마라톤 선수들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은퇴 후, 사회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낙오자가 되고 있다.
 
고독한 레이스가 끝나면 곧바로 고달픈 생활의 레이스가 시작되는 안타까운 현실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국민 스포츠가 된 마라톤이지만 아직도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대표를 지낸 수많은 선수들이 평생을 주로에서 달려왔지만, 은퇴 후 실직과 가난의 오르막 레이스에서 좌절하고 방황하고 있다.

마라톤은 올림픽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경기다. 마라토너들이 다 들어오면 올림피아드의 불이 꺼진다. 뜨거운 열정의 성화가 꺼졌다고 이제 우리는 그들을 잊어도 되는가? 더 늦기 전에 이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 이제 그들이 은퇴 후 생활의 레이스에서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우리는 당연히 그들을 지켜봐주고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이광원 기자  newsa@newsa.co.kr

<저작권자 © 뉴스에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광원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대표인사말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대로18길 9 (시흥동) 201호  |  대표전화 : 02-6083-0691   |   팩스 : 02-6406-0691    
이메일 : newsa@newsa.co.kr
등록번호 : 서울 아 01287  |  등록일 : 2008.05.09  |  발행인 : 정국희  |  편집인 : 이광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사라
뉴스에이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뉴스에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