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진 한의학박사

"간염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어떻게 치료하는 것인지요?"
"만성 B형 보균자입니다. 정말 간염치료 가능합니까?"

당뇨와 간염 등 난치병을 연구 치료하는 본원의 홈페이지에는 비슷비슷한 문의가 올라오곤 합니다. 그중에 하나가 간염 치료가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질문이지요.

엇비슷한 질문에 성실히 답변을 올려놓았으나 그들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남의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는 자신이 직접 문의를 해 답을 얻기를 바라므로 비슷한 질문은 계속 올라옵니다.

이번에는 간염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원리를 심도있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만성간염, 간경변증은 현대의학으로 치료약이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정기적인 검사로 예후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무기력한 상태로 빠져들지요. 한방 치료를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나 '한약은 간에 해롭다'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 간염환자들도 의외로 많다고 합니다.

한약을 체질과 병증에 맞게 잘 처방해 복용하면 전혀 간에 해가 되지 않으면서 간염 및 간경변증을 치료를 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없습니다.

만성 간염-. 그것은 대개 HBV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며 이것이 간에 침입하여 간세포를 파괴하고 간 조직을 손상시켜서 기능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간세포의 섬유화를 유발시켜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현대 의학적으로는 바이러스에 대한 약이 없으므로 치료는 불가능하고, 다만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주의 하는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면역력을 중시하여 면역세포로 하여금 병사(病邪)를 물리치는 부정거사(扶正祛邪))라는 한방의 치료원리와는 달리 '약물에 의한 병균의 억제'가 주요 치료원리인 서양의학의 한계일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자, 그러면 한방의 간염 치료 원리는 무엇일까요? 무릇 우주의 만물은 스스로 병을 이겨나가고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힘과 생명력이 있습니다. 식물의 경우 줄기를 꺾어놓으면 스스로 진액을 배출시켜 상처를 치유하며 살아납니다. 야생 동물들의 경우도 매한가지입니다. 그들에겐 자연 치유력이 갖고 있어 약과 병원, 의사가 없어도 질긴 생존력을 자랑합니다.

"병의원이나 의사가 없었다면 오히려 인간은 지금보다 훨씬 덜 질병에 시달렸을 것이다"라는 한 의사의 의미심장한 고백처럼 인간의 자연치유력인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현재의 치료법으로는 어떠한 질병도 완치시킬 수 없을 것이며 점점 더 난치병들이 늘어만 갈 것이 분명합니다.

만성간염, 간경화의 치료법은 간단명료합니다. 인체의 자연치유력인 면역력을 강화시킴으로써 면역세포로 하여금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퇴출시키도록 하는 것이 요체입니다.

한약재 중에는 영지, 운지, 백화사설초 등 간세포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약재들이 많습니다. 이미 수많은 연구와 임상을 통해 입증됐고요. 이러한 약재들과 작약, 인진 등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시켜줄 수 있는 약재들을 가미하여 처방하면 바이러스성 간염에 대한 치료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간경화까지 진행된 경우에는 오미자, 단삼, 적작약 등을 위주로 하여 간세포의 섬유화를 억제하고 간세포 재생을 촉진시켜주는 치료를 하면 매우 치료 효과가 높기도 합니다.

이처럼 한약 중에는 간을 이롭게 하고 간염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약재들이 널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천연 약재들을 놔두고 화학 약물로써 간을 치료하겠다하면 어불성설은 아닐는지요. 물론 한약이라고 해서 간에 모두 이로운 것은 아닙니다.

부자, 초오 등 독성이 있는 약재들도 많이 있고 간에 좋다는 작약도 너무 과하게 쓰거나 병증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간에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위에 열거한 약재들이 간에 좋다고 하여 민간요법으로 무조건 달여 먹거나 한약에 대한 연구가 부실한 건강원, 약국 또는 무자격자 등에게 약을 지어먹는다면 오히려 간에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서양에서조차 면역요법에 대한 연구가 성행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동양에서는 2000년 이상의 긴 역사를 통해 검증과 실험, 실제를 통해 이미 확립된 원리일 뿐입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간염, 간경화, 간암 등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이며 유일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적절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한다면 아무리 심한 병증이라도 치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양진 한의학박사/신명한의원 원장겸 신명한방임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