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아삭'

황금색 껍질 속에 하얀 속살을 숨기고 있는 배를 한입 베어 먹으면 시원하고 달콤한 과즙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배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경기도 남양주 '먹골배'는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하기로 잘 알려져 왔다. 그런데 먹골배는 배의 품종이 아닌 묵동(지금의 중랑구 묵동)지역의 옛 이름 '먹골'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

단종에게 약사발을 안겨 죽이게 한 금부도사 왕방연이 관직을 내놓고 한양으로 돌아와 먹골에 은거하면서 배나무를 키우기 시작했는데 이 배나무에서 자란 배가 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하여 후에 '먹골'이란 명칭은 '가장 맛있는 배'를 칭하는 하나의 상표적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에 경기도 남양주시와 남양주지역 농협은 2005년 12월에 남양주농협 연합산업단 아래 5개조합장들과 과수배 연합회장들이 시?농협 연합사업 활성화 및 지역사회 배 농가 발전, 지역주민들의 고소득 향상을 위해 먹골배 공동선별장을 건립하여 옛 먹골배의 명성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를 기했다.

남양주농협은 경기북부 지역의 과일 선별장 중 가장 우수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1일 처리량이 약 10톤으로 비파괴당도 측정설비 1조와 선별장 150평, 저온저장고 200평 자재창고 70평의 시설로 명실상부 경기북부지역의 대표 산지유통시설로서 지역특산물 홍보 및 판매업무, 농정활동, 농업인 복지사업, 우수농산물 생산지원 업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남양주는 전체 농가의 상당수가 배 생산을 주업으로 하고 있는 만큼 풍부한 영농 경험과 기술 개발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지역 일대는 배가 자라기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 조건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품질이 뛰어난 먹골배는 타 지역과 차별성을 지닌 고품격 먹골배로 남양주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남양주농협 김상용 대표는 "배를 고를 때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당도와 씹히는 맛, 그리고 뒷맛이 개운하며 수분 함량도 많은 배가 맛있는 배라고 할 수 있는데 남양주농협에서 생산한 먹골배는 이 같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며 배의 크기 또한 커서 배 하나를 깎으면 여러 조각이 나와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김 대표의 말처럼 상급의 배는 겉이 둥글고 푸른기가 없으며 맑고 선명한 황갈색의 배로 향을 맡았을 때 달콤한 향이 난다고 한다.

더불어 맛있는 배의 조건은 당도도 중요하지만 씹히는 맛이 아삭하고 뒷맛이 개운하며 수분함량도 많아야 한다. 또한 크기가 클수록 맛이 있는데 성장촉진제 처리를 한 배는 빛깔이 곱고 커서 보기는 좋지만 맛이 없고 쉽게 부패하기 때문에 빛깔이 좋다고 다 맛있는 배는 아니다. 특히 외국산 배는 덜 익은 것을 수확해 부패방지 농약을 처리하여 운송하기 때문에 맛이 덜 하다.

이렇게 다양한 배의 조건을 고루 갖춘 남양주농협 먹골배는 평소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는 웰메이드 상품이지만 특히 추석이나 설과 같은 명절 때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마음을 전하기 좋은 선물로 각광 받고 있다고 하는데 크고 달고 맛있는 데야 안 먹고 있을 재간이 있으랴.

김상용 대표의 말에 따르면 배를 구입한 후에는 서늘한 곳(0℃정도 되는 곳)에 두었다가 먹으면 훨씬 더 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하니 배 보관에도 참고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