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아이돌 그룹 2PM의 리더였던 재범이 끝내 팀을 탈퇴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한국 비하발언으로 논란이 된지 사흘만에 벌어진 일에 그의 팬들과 네티즌들까지 나서 인터넷을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의 한국 비하발언이 알려지자 팀 탈퇴는 물론 그가 출연하던 방송에도 하차요구를 했던 네티즌들은 그가 고개를 떨구고 갑작스럽게 한국을 떠나자 당황했다.

재범의 한국 비하발언에 대한 비난으로 시끄러웠던 인터넷은 순식간에 네티즌들과 언론의 '마녀사냥'식 몰아붙이기에 대한 비난으로 도배됐고, 그에 대한 동정론은 확산됐다.

다음 아고라에 개설된 '이대로는 못 보내 박재범'이라는 청원에는 이미 10만 명이 넘는 팬이 서명을 했으며, 4년여의 연습기간을 거쳐 그를 무대에 세웠던 JYP엔터테인먼트 측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심지어 2PM 팬사이트 연합 '언더그라운드'는 10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 다음달 열리는 '2009 드림콘서트' 티켓 불매운동 및 2PM의 싱글음반 반환을 시작으로 향후 발매될 앨범과 2PM의 모든 행사와 광고 물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2PM의 리더 재범이 탈퇴의사를 밝히고 출국하기까지 JYP는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채 관망만 하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번 불매운동은 재범이 다시 팀에 합류할 때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재범의 그룹 탈퇴에 대한 동정여론이 그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비난여론으로 확산되자 JYP 프로듀서 박진영이 공식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박진영은 "4년 전 재범이는 한국을 우습게 보고 동료 연습생을 우습게 보고, 심지어 나까지도 우습게 보는 불량스럽고 삐딱한 아이였다"고 언급한 뒤 "그러나 재범이는 활동을 시작하면서 따뜻하게 대해주는 연예 관계자들에게 감동했고 열렬한 사랑을 보내주는 한국 팬들의 사랑에 감동했다"며 그가 음악을 만나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재범이 2PM 동생들에게, 나에게, 팬들에게, 무엇보다 자신을 따뜻하게 받아줬던 한국 사람들에게 너무나 미안해 했다"며 "그의 마음을 너무 잘 알기에 잡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진영의 공식사과에도 불구하고 팬들은 오히려 박진영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팬들은 "박진영은 재범의 의견을 존중하자고 하면서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JYP는 재범에게 반성할 시간은 커녕,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고 격분하고 있다.

팬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재범의 한국 비하발언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그에게 반성할 시간을 주어야할 소속사가 오히려 그에게 팀 탈퇴를 종용해 미국행을 택하게 했다는 의혹도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실제로 소속사에 속해있는 연예인들은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로만은 팀을 탈퇴할 수 없는 것이 현실. 재범이 이번 사태에 대해 반성하는 의미에서 탈퇴를 결심했다고 해도 4년간 그를 훈련시킨 소속사가 이제 막 날개를 펴고 있는 그를 탈퇴시킨 건 성급했다는 분석이다.

재범의 한국 비하발언으로 촉발된 이번 일이 재범의 팀 탈퇴 이후 2PM 팬들과 JYP엔터테인먼트의 전면전 양상을 띄고 있는 가운데 위기에 몰린 JYP엔터테인먼트 측이 어떻게 이 사태를 진화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JTN 윤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