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에서 자치단체장의 보조금 기부행위 등이 공익적이면 무죄라는 판결이 나와 다른 자치단체 축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춘천지법 형사 1부(정강찬 부장판사)는 23일 인제빙어축제와 관련해 지역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식사와 교통편의 등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던 박삼래 인제군수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난해와 올해 인제빙어축제에서 주임원사초청간담회를 열어 참석자들에게 식사와 쌀을 제공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행위에 해당된다"며 "그러나 해당 간담회가 축제의 발전을 위한 공익적인 의도였다는 점은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기소 혐의 가운데 향토음식점 운영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축제 기간 중 열린 군민화합의 날 행사에 현금을 시상한 행위, 교통편의 제공 등에 대해서는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했다.

보조금이 있었기에 관광객에 대해 저렴한 먹거리 제공이 가능했고 셔틀버스 운행으로 군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축제의 성공 개최를 위해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춘천지법 박광서 공보판사는 "이번 판결은 지역축제 보조금 기부행위 유무죄 판단에 있어 공익성 여부에 무게를 뒀고 다른 지역 축제들의 보조금 집행에 있어서도 법적 판단 기준을 제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위법 시비를 없애기 위해서는 금품제공행위에 대한 대상과 방법, 범위를 정한 조례 제정이 뒷따라야한다"고 덧붙였다.

박삼래 인제군수는 지난해와 올해 인제빙어축제에서 지역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주민들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등 5천만 원 상당의 기부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됐다.

박 군수는 당선무효 기준인 벌금 백 만원 이하(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선고 받게 돼 군수직을 유지하게 됐으며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변호인과 상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 역시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형섭 기자  070@newsa.co.kr

<저작권자 © 뉴스에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