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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국 100년 안중근 의사를 기리며
이형섭 기자 | 승인 2010.03.26 21:49
 
안중근 의사가 이역 땅에서 순국한 지 한 세기가 된다. 소중한 목숨을 버리고 한 번 죽어 천년을 살고자 했던 의사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가 있는 한 의사는 죽어서도 죽지 않고 우리들 가슴 속에 부활할 것이다.

의사는 순국하기 전 “나의 뜻을 이어 조국의 자유 독립을 되찾으면 죽는 자 한(恨)이 없겠노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로부터 국권을 되찾는 데는 35년이 걸렸다.

경술국치의 해이기도 한 1910년 3월 26일, 요동반도 남단에 있는 항구도시 여순에는 아침부터 짙은 안개 속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안중근 의사는 중국 뤼순 감옥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그러나 의사의 모습은 의연하고 장엄했다.

당시 강제적인 한일합병을 앞둔 조선의 정세는 급박했다. 일본의 식민지화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독립투사들의 항일투쟁이 활발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다.

의사는 동양의 평화를 주창한 평화주의자였지만 조선 침략의 원흉을 제거하기 위해 총을 들 수밖에 없었다. 의사가 겨냥한 이토는 우리의 독립과 자유, 그리고 평화를 앗아간 일제의 상징이었기 때문이었다.

이토 히로부미의 심장을 향해 통렬하게 세 발을 쏘았고 명중시켰다. 당초 의사의 권총에는 8발이 장전됐고 그날 하얼빈을 울린 총성은 모두 일곱 발이었다. 마지막 한 발이 남아 있다.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 된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쳐라”는 글은 의사의 유언이다. 오늘 우리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세우고 세계일류국가를 꿈꾸며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하는 이때 우리 안에 있는 갈등과 분열의 끈을 파괴해야 한다. 분쟁의 원인을 향해 의사가 남긴 한 발을 쏘는 일이야말로 국민통합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또한 의사는 국제재판에서 “일제의 한국침략 실상을 세계에 알려 동양평화를 지키는 것이 궁극적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의거 현장에서 한국말로 ‘대한 만세’를 외치지 않고 러시아아로 ‘코레아 우라’를 외쳤다.

미완으로 남긴 했지만 동양평화론은 의사의 대표사상으로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인 평화운동이었다. 지금도 한 세기를 앞선 선각자로 남아있으며 의사의 동양평화와 인류공영의 정신은 세계인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다.

이렇듯 안 의사는 독립투사의 면모뿐 아니라 동양평화를 주창한 혁명적 사상가였다. 또한 국채보상운동을 이끈 경세가였으며 민중계몽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털어 교육운동에 투신하기도 했다.

그리고 의사는 “이토 처단은 동양평화를 위해 결행한 것이므로 앞으로는 한·일 두 나라가 화합하여 동양평화에 이바지해 주기 바란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러나 일본은 동양평화는 고사하고라도 우리의 식민 청산에 아직도 진정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의사가 순국한지 100년이 되는 올해 무엇보다 안 의사의 유해와 관련한 모든 열쇠를 갖고 있는 일본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사형 후 유품은 가족이나 자국에 반환하는 것이 당연한 일일 것인데 일본은 무슨 근거로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2008년 이후 정상회담에서 한일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선언한 마당에 우리는 하고 싶은 말을 참아왔다. 하지만 사과는 진정한 반성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또 그에 상응하는 실천이 따라야 하는 것인데 일본의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일본은 반성의 여지가 없다.

한일 관계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침탈, 특히 안 의사 유해 발굴 문제 등 과거사 청산을 위해, 100년의 한일간 아픈 역사 가해자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일본은 100년 전의 사건들을 말끔히 정리해야만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해다. 백 년 전 망국의 비운을 맞이했던 때 우리 땅은 국제열강의 각축장이 되었고 우리 민족은 힘이 없어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겼다.

그러나 선열들의 피와 땀으로 광복을 쟁취했고 분단으로 이어지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성공적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과 민주화의 꿈을 이뤄냈다.

이제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이 됐으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 더욱이 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나라에게 감사와 경의, 나아가 경제지원을 하고 있다. 안 의사의 유언처럼 동양평화 나아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대한민국의 올바른 국민의식을 일본은 배워야 한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기를 맞아, 무명지를 끊으며 대한독립의 의지를 불태운 고귀한 위국헌신 정신은 우리에게 살아있는 시대정신으로 다가온다. 특히 많은 청소년들이 안 의사처럼 개인의 안위를 넘어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고 세계평화 등 원대한 꿈을 갖기를 바란다.

이형섭 기자  07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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