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계획이 끝난 후 부부에게 남겨진 숙제는 바로 '피임'이다. 그런데, 최근 피임의 효과가 우수하다고 알려진 자궁 내 장치 '루프'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 여성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소식이다. 루프는 출산이나 중절 경험이 있는 여성들에게 적용되는 방법으로 시술 후 1년간 임신 실패율이 1% 정도로 낮은 피임 방법이다. 그러나 한 연구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시술 여성의 15% 정도가 출혈, 하복부 통증, 대하의 증가는 물론이고 월경 시 출혈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 경우 바로 장치를 제거하고, 완치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삽입을 하게 된다.

임헌관 비뇨기과 전문의(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는 "여성의 자궁에 루프를 삽입하는 피임 방법은 여러 가지 염증과 감염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미 서구에서는 오래전부터 정관수술이 시행되어 오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많은 남성들이 정관수술에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정관수술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정력 감퇴, 합병증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관수술은 정력과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정관수술은 말 그대로 정자의 통로인 정관만 차단하는 수술이고, 남성호르몬을 생산하는 고환은 절대 건드리지 않기 때문. 정관수술 후에는 정액의 사출 시, 그 중 10%를 차지하는 정자만 없을 뿐, 다른 정액 성분은 모두 정상적으로 배출되므로 성욕과 성감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다만 합병증으로 수술에 따른 출혈이나 혈종, 멍, 통증 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 개발된 무도정관수술은 이러한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 의해 시술 받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한 연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정관수술 후의 만족도가 다른 피임방법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의 불임 시술보다 간단하고, 경제적이며, 합병증이 적고, 복원이 용이한 것이 그 이유다.

연세크라운비뇨기과 임헌관 원장은 "'콘돔 같은 다른 피임기구도 많은데 내 몸에 꼭 칼을 대야 하나'라는 식의 생각은 임신을 더 이상 원치 않는 여성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기 쉽고, 여성이 성관계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한다. 만약, 원치 않은 임신으로 임신중절수술 할 경우, 그 후유증은 출산 후와 비슷하여 여성들의 몸과 마음이 황폐해지기 쉽다"면서 "최근 신세대 젊은 남편들 사이에서는 아내를 위한 따듯한 배려를 보여주기 위해 정관수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쁜 자녀들을 출산하느라 10개월을 고생한 아내에 비해 단 10분의 정관수술은 아무 것도 아닌 셈이다"고 말한다.

도움말 = 비뇨기과 전문의 임헌관(연세크라운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