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윤동주, (우)정병욱

올해 초 초판시집 열풍을 몰고 온데 이어 영화 <동주>까지 2016년은 윤동주로 온통 가득하다. 그리고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세상에 나온 지 올해로 68년이 됐다.
 
일제강점기, 그 참혹한 시대에는 '한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우리 민족의 언어로 한 글자 한 글자 아껴가며 적은 그의 시는 뛰어난 문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귀한 철학과 정신까지 담겨져 있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졸업을 기념하여 1941년 자선시집을 발간하려 했으나 일제의 삼엄한 감시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직접 육필로 작성한 원고 시집 3권을 스승 이양하와 절친하게 지낸 후배 정병욱에게 나눠주고 남은 1권은 자신이 간직했다.

이후 윤동주는 1943년 일본 유학 중 항일운동 혐의로 투옥됐고, 정병욱은 윤동주의 시집을 자신의 생가인 전라남도 광양에 숨겨두고 일본에 징병되어 끌려가게 된다. 1945년 드디어 광복이 찾아왔지만 윤동주는 이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를 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정병욱은 윤동주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숨겨둔 육필원고를 찾으러 광양으로 향한다.
  그리고 광양 망덕포구 작은 집 마루 아래에 세상에 하나 밖에 남지 않았던 윤동주의 시집이 소중히 간직되어 있었다. 그렇게 윤동주의 육필원고를 바탕으로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서슬이 퍼런 어둔 밤 같은 세상에서 윤동주의 별은 다짐처럼 광양에 떠있었다. 그래서 여전히 광양에서는 윤동주의 순결한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장재규  jabin14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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