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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성남초등학교 문덕근교장과 학부모 |
삶은 끝없는 변화로 가득하며, 인생 역시 가늠할 수 없는 변화로 넘쳐난다. 그러나 權力의 높고 낮음, 있고 없음을 불문하고 모든 것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의 모습일 뿐이다. 사람도 오늘은 어제의 나와는 다른, 내일은 오늘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야 한다.
옛날에는 아이 키우는 것은 엄마의 몫이어서 아빠는 빈손으로, 엄마는 등에는 아이를 업고, 손에는 이바지를 들고 가는 모습이 일반적인 사회 모습이었다. 요즈음 좋은 아빠의 모습은 어떨까? 아마 가사 일도 잘하고, 돈도 잘 벌어 오고, 그야말로 슈퍼 아버지여야 한다. 그래서 요사이 아버지 ‘父’자는 ‘부드러울 父, 부지런할 父 , 부티 나는 父’의 합성어란다. 조선 시대 양반들이 이런 모습을 본다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났을 것이다.
‘교육만이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세상은 사람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는 말이다. 사람은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에 대한 많은 학자들의 견해가 있다. 고구려시대 이래 교육 기관이 존재하였으며, 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단골 메뉴는 ‘교육대통령’이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많은 유권자들은 선거 공약 중에서도 교육 공약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 이는 교육의 힘을 믿고 있다는 증거이며, 그 효과가 증명되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사람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잉태하는 것일까? Deborah Norville은 ‘존중의 힘은 개인은 물론 사화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옛날부터 우리나라에는 ‘미운 자식 떡 하나 더 주고 귀한 자식 매 한 대 더 때린다.’는 말을 믿고 그렇게 행동한 부모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자녀의 좋은 점을 격려하기보다는 나쁜 점을 지적하는데 더 많은 신경을 쏟는다. 그러나 칭찬을 많이 해서 아이의 장래를 망치는 경우보다 칭찬과 격려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아이를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들 한다.
존중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도록 만들어 준다. 존중이 소속감과 연대감이라는 견고한 정적 그물망을 촘촘하게 만든다. 어딘가에 소속이 되고 관계를 형성하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고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사고가 활발해지고 스스로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는 것이다. 존중은 사회가 부드럽게 돌아가는 데 윤활유 역할을 한다. 존중의 힘은 부드럽게 사람을 변화시킨다. 변화된 그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다.
변화에서 중요한 점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것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어린 학생들 한 명 한 명은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우리는 그 가치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꿈을 가지고, 자신을 고귀한 존재로 여기며 노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에 민감해 한다.
그래서 자신의 의지보다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떠받고 살며, 자신의 철학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자신의 길이 있는 것이다. 남의 수입이 많건 적건, 배경과 인맥이 나보다 훌륭하건 간에 자신의 리듬에 맞춰 길을 걸으면 그만이다. 사람은 독립된 개체이자 상호 연관된 총체이다. 개인은 필연적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면서, 서로 발전을 축복하거나 또는 훼방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변화의 본질인 것이다.
가장 위대한 교육은 어린 학생들을 믿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은 상대방이 무엇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믿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성향과 가능한 선택 그리고 그 결과와 그의 능력을 알고 있어서, 상대방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믿는다. 인간은 기대한 만큼 믿는다.
믿음(信)이라는 글자는 사람(人)의 말(言)로 이루어진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신뢰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을 믿는다는 뜻이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가 ‘말은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 것도 여기에 있다. 진실된 마음과 헤아림, 신뢰가 없다면 진정한 인간관계는 어렵다. 인간사회는 신뢰를 바탕으로 할 때에만 존립할 수 있으며, 신뢰가 없다면 진정한 변화는 있을 수 없다. 학생들이 힘든 환경 속에서 절망하고 괴로워할 때 그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그 꿈을 위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한없는 신뢰의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영향력 있는 한 사람의 칭찬과 격려가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배움의 도전을 받고 있는 학생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장 바라는 것은 어른들의 칭찬과 격려이다. 단 한 번의 격려와 칭찬이 한 아이의 인생 전체를 바꿔놓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에디슨이 어렸을 때 선생님이 바보라 하면서 퇴학시켰을 때, 에디슨의 어머니는 ‘너는 바보가 아니야. 네가 얼마나 똑똑한지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보일 거야’하고 아들에게 한없는 신뢰를 보내어 세계적인 발명가가 된 것이다.
‘하나님은 결코 쓸데없는 사람을 만드신 적이 없다.’는 말이 있다. 정말 훌륭하신 선생님은 자기 학생들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다. 신학년도가 되면 학생들이 한 학년씩 진급하게 되는데, 전 학년 담임과 새로운 담임 사이에 업무 인수인계가 이루어진다. 여기서 인수인계의 중요한 사항이 비품과 주로 관련 되어 있다. 과연 이것만으로 신학년도 인수인계를 다한 것일까?
모두는 아니라도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학생들의 개인적인 신상이 인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 담임을 맡은 교사가 학생 지도에 없어서는 안 될 사항을 나열하여 학생의 교우관계, 과목별 특성, 가정환경, 특별지도가 필요하지는 않는지 등의 사항이 인계되어야 한다.
학생이 배우기까지는 선생님은 가르친 것이 아니다. 학생이 알아듣는 언어, 알 수 있는 방법과 속도로 가르쳐야 한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사용하고 이해 가능한 어휘,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교수방법, 말하기의 속도, 세기 등을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선생님은 이제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옛날에는 ‘인간은 늘 변화하는 존재, 君子豹變’이라는 말이 있었고, 또한 ‘흐르는 강물은 쉼이 없고, 그 물은 원래 물이 아니라네.’는 말이 있었다. 강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정보로서 변함이 없지만, 그 강을 구성하는 물은 볼 때마다 변하는 것이다. ‘남자는 사흘을 만나지 않으면 괄목해야 한다는 말이 「삼국지」에 나온다. 사흘을 만나지 않았으면 변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변하지 않는 것은 정보이고 변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모르고, 이것을 당연시 하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학생들에게 ‘왜 공부를 하느냐고 물어보면 알기 위해서’ 한다고 한다. 즉 아는 것은 공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산야에 핀 꽃들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그렇다면 작년에 핀 꽃이 금년은 다르게 피었다는 말인가? 미세한 부분의 변화는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피는 꽃이 바뀐 것이 아니라 꽃을 본 사람이 변했을 따름인 것이다. 따라서 안다는 것은 자신이 완전히 바뀐다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본 것이 어제와 똑같을지라도 보는 사람의 관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교육의 작품은 학생이다. 교사는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학생은 가르침의 생산품이다.’ 등의 말이 주는 의미는 중요하다. 위의 말들이 전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가르쳤다고 하는 것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알게 하고, 반드시 할 수 있어야 할 것을 할 수 있게 하며, 반드시 갖춰줘야 할 의식 또는 태도가 형성되어져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은 알게 한다는 것이다. 안다는 것은 배운다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과거의 나는 소멸하고 늘 새로운 나가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에게 전체적으로 말할 기회가 주어지거나 개인적으로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버릇처럼 강조하는 것이 있다. ‘언어, 행동, 복장의 변화’이다. 학생들이 배워서 안다는 것은 언어, 행동, 복장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요즈음 현장에는 지금은 욕을 먹을지라도 나중에는 좋은 스승으로 남을 수 있는 소신 있는 교사가 조금은 부족하다고들 한다. 진정으로 학생들의 꿈과 아픔을 헤아릴 수 있는 교사가 앞으로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결국 교사도 샐러리맨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만 월급을 주는 쪽에도 충실하고 그들의 눈에 학생들이 들어오는 충실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자신의 작품에 책임을 갖는 성실한 사람이 교단에 많이 와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중국 속담에 ‘학생이 준비되었을 때 비로소 스승은 나타난다.’는 말이 있다. 즉 교육이란 공부할 마음도 없는 학생들을 붙들어 놓고 억지로 주입하는 것은 아니다. 배우는 학생에게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 Work-tainment라는 말이 있다. 일하는 것이 노는 것처럼 즐거워야 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Study-tainment,즉 공부가 노는 것처럼 즐거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전과 필요성, 즐거움을 뒷받침하고 격려하는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다음의 말을 계속적으로 음미하면서 교육을 하는 교사가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한다.’
문덕근 칼럼 07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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