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남 초등학교정

예부터 ‘尊師重敎’라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그 스승을 존중하고 교육을 중시한다는 의미라 생각된다. 스승에 대해 孔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선한 사람’을 스승으로 삼고, 누구에게든 조금의 장점이라도 있으면 겸손하게 가르침을 청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는 한 번 스승이 되면 영원한 스승이라는 의미를 일축하고 있는 것이다. 즉, 누구도 굳어진 스승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보다 나은 면이 있다면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서 배우고, 또 다른 사람이 나은 면이 있다면 당신은 그 사람에게 배움을 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상황에 따라서 스승도 되고 학생이 되기도 한다는 말이다.

영원한 스승도 영원한 제자도 있을 수 없으며, 많이 배운 사람이 꼭 교단에 서야 하는가도 심각히 고민할 때가 많다. 높은 학력이 아니더라도 모든 학생의 존중을 받고 동료들의 선망 대상이 되는 분들을 많이 본다. 더 나아가 우리들이 가르치는 학생들도 우리가 스승으로 모셔할 때도 있음을 느낀다. 요즈음도 ‘三人行 必有我師焉’이라는 말을 많이 인용하는 것을 본다.

세 명이 함께 걸아가면 그 중에서 적어도 한 사람은 나의 스승으로 모실 수 있는 분이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 교육 현장에서 보면 나 주위에 모든 사람이 스승이라는 생각이 들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삶을 돌이켜 보면 모두가 걸어 다니는 대하소설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외교전문지 'Diplomacy'를 매달 영어로 발간하는 임덕규 회장의 ‘세상에는 나보다 못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다.’ 말씀이 지식정보화 사회에 맞는 스승상이 아닐까 한다. 여기서 우리는 孔子의 다음과 같은 학문하는 태도를 배워야 할 것이다.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말은 보통 자신보다 못한 사람에게 가르침을 구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자신이 알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묻는 것까지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사람이 가장 먼저 습득해야 할 것은 예의이다. 이는 글자를 익히기 전에 받아야 할 교육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많이 배우고 난 후에 이 기본이 되는 예의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孔子는 우선 사람이 되고 나서 책을 읽으라고 권했다. 또한 子夏는 현명한 사람을 존경하고 마음을 다해 부모를 봉양하며, 있는 힘을 다해 일하며, 친구에게 신의를 가지고 말하는 사람은 비록 교육을 받지 못했다 하드라도 학문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사람됨을 기본으로 하지 않는 독서는 나쁜 습관을 만들기 쉬우며, 학문이 늘면서 나쁜 습관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그런데 보통은 학문이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되면 더 겸손해져야 하는데, 어떤 사람은 반대로 학문을 배운 것이 특권이라도 되는 것처럼 자만하게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독서의 목적은 본래 세상을 구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책을 많이 읽을수록 마음속에 ‘나’라는 글자만 커지고 타인의 삶이나 희로애락에는 관심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책을 읽고도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고 개인의 욕심과 자신의 권위만을 생각한다면 쓸데없는 공부를 한 셈이 아닐까 한다.

사람의 운명은 그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면 사람의 특성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훈련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는 ‘실현될 희망이 없는 일에서도 자신을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럭비 선수인 Tom Dempsey는 태어날 때부터 왼쪽 다리의 길이가 다른 사람의 절반 밖에 되지 않았고 오른팔은 기형이었다. 그러나 그의 63야드의 역사상 최장거리의 골로 디트로이트 팀은 기적적으로 91대 17로 이겼다. 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그 골을 넣었을 때 느낌이 어떠했는지 물었다. 탐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는 부모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그들은 제게 할 수 없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일상을 살다보면 날마다 기적은 일어나며, 이 기적들은 자신의 특성을 지켜 나가는 사람이 일구어 낸다고 생각한다. 만일 교직원들도 학생들에 대해서 불가능은 없다고 믿는다면, 불가능은 정말로 없게 되며, 또한 교직원들이 절망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의 희망은 영원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불가에서는 ‘스스로 이롭고 남에게도 이롭게’ 행하는 것을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즉 선행이라 했다. 선행은 당신의 역량 밖에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런 생각이 들면 당신은 정말로 무기력해질 것이다. 그러나 마음속의 선의가 싹트거나 그것 자체가 일종의 힘이 된다는 것을 경험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한 여자 아이가 있었다. 키가 작다는 이유로 선생님은 아이를 합창단에서 제외시켰다. 아이는 슬퍼하며 혼자 공원의 한 귀퉁이에 숨어 눈물을 흘렸다. 아이는 생각했다. 키가 작은 것이 자신의 잘못도 아니고, 또 키가 작다고 노래를 못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러저런 생각을 하면서 아이는 낮은 소리로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한 곡 또 한 곡, 지칠 때까지 노래를 불렀다. ‘정말 잘 부르는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마워요. 꼬마 아가씨, 덕분에 즐거운 오후를 보냈군요.’

여러 해가 지났다. 아이는 생기 넘치고 아리따운 아가씨로 자랐다. 게다가 그 도시의 유명한 가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공원에서 만난 그 자상한 노인을 잊을 수 없었다. 어느 겨울 오후 그녀는 혹시나 싶어 공원을 찾았지만 역시나 그곳에는 빈 의자만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그 노인을 아는 사람이 그는 이미 죽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귀머거리였지, 20년 동안이나!’ 자상한 노인에게는 애초에 아이의 노래를 평가할 능력조차, 아니 감상할 능력조차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상처 입은 아이의 마음을 위로하기에는 선한 마음씨와 몇 마디 칭찬이면 충분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운명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서로의 발전을 촉진하기도 하고 서로를 방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 사람의 불행은 모두의 불행이 될 수도 있고, 한 사람의 행운은 모두의 행운이 될 수도 있다. 선은 영혼의 가장 순수한 부분이다. 선을 통해서만 사회는 정화되고 모든 사람의 운명은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당신의 힘으로 선을 행할 수 있을 때, 선을 행해야 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에너지’로 돼 있고, 에너지끼리는 서로 끌어당기는데, 이것을 ‘끌어당김’ 법칙이라 한다. 예컨대 사람들도 모두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 강력히 끌어당기기도 하고, 강력히 밀어내기도 한다. 또 미모도 에너지이기 때문에 예쁜 여성이 있으면 그 미모에 다 끌려온다. 우리 학생들도 자신들에게 친절하고,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주며,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즉 자신을 이해해 주며 도움이 되는 선생님 주위로 모여드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사람에게 활짝 미소를 보내면 그는 나에게 호감을 보내온다. 또 내가 따뜻하게 배려를 해 주면 그 사람이 나에게 고맙다는 에너지를 보내온다. 또 내가 그 사람에게 진심어린 칭찬을 보내면, 그 사람은 내게 보답이라는 에너지를 보내온다. 이처럼 보답의 에너지를 받는 데는 중요한 원칙이 있다. 그것은 내가 ‘먼저 주는’ 것이다. 누군가를 끌어당기려면, 내가 먼저 주어야지 그냥 맨입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알고 느꼈을 것이다.

뭘 주는가 하면, 내가 줄 수 있는 것을 다 주어야 한다. 즐거움도 주고, 꿈과 판타지도 주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좋은 생각도 주고, 그들이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루어 주며, 또 어려울 때 도와주고, 예상하지 못한 시간과 장소에서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먼저 주어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의 마음에 내게 온다. 내가 먼저 많이 줄수록 손해인 것 같지만, 역설적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게만 만들 수 있다면 더 큰 것이 돌아오게 돼 있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고, 성공한 사람들만 알고 있었던 성공의 비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바꾸는 것은 일상의 작고 사소한 변화들이다. 세상에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은 없다. 작은 변화가 쌓이고 쌓여서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사소한 변화라고 얕잡아 봐서는 안 된다. 한 번에 하나씩 바꿔 가면 어느 새 엄청난 변화가 눈앞에 펼쳐지게 되는 것이다.

낙숫물에 섬돌의 구멍이 파이고 한 걸음 한 걸음이 마침내 천리 길을 여는 것이다. 땅에 떨어진 작은 씨앗 하나가 많은 열매를 거두고 손바닥 만 한 작은 구름 한 점이 큰 비를 몰고 오기도 한다. 작은 일이라도 날마다 충실히 하면 반드시 제자들에게 성공한 선생님으로 기억될 것이다.

중국의 유명한 수학자 화뤄경은 한 편의 시에서 근면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앵두나무가 맛있는 앵두를 내면 나무를 자르기 어렵고, 땀을 뿌리지 않으면 꽃이 피지 않는다.’고 했다.‘ 근면하면서도 서투름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선생님들이 교훈으로 삼았으면 한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교사상으로 다음 다산의 말을 음미해 보자. ‘국민을 사랑하고 나라를 근심하자. 이 마음이 없이는 학문도 아무 의미가 없다. 세상과 상관없는 고고한 상아탑을 학문으로 착각하지 마라. 뜨거운 붉은 마음이 없이는 소용이 없다. 제 몸만 아끼고 제 식솔만 챙기는 공부는 아무짝에도 쓸 데가 없다.’ 공부 따로 생활 따로는 아직 공부가 덜 되었다는 말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식근로자인 교사는 자신의 업무를 끊임없이 개선?개발?혁신하면서 부가가치를 높여가는 사람이다. 더 나아가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지역 주민의 만족이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객만족의 본질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 있는 것이다. 환한 웃음으로 인사하는 것, 약속을 잘 지키는 것, 작은 배려와 같은 간단한 실천들이 우리의 교육을 이루어가는 고객만족의 기본이라 생각된다.

우리 교원에게 아니 모든 교직원들에게 우리를 필요로 하는 한 최선을 다해 그 사명을 수행하는 用之則行의 자세가 필요하다 할 것이다. 자신이 맡은 업무를 천직으로 알고 전심전력으로 일을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러다가 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舍之則藏 의 철학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교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종이 아니다. 교직은 전문직이다. 따라서 그 직무수행에 있어서 엄격한 자격기준, 장기간에 걸친 교육과 훈련, 자율성과 사회적 책임성 등을 기본 요건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교사는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하여 스스로 부단한 자기연찬과 연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교육자로서 갖추어야 할 품성과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교원으로서 당연한 책무이다. 따라서 교직에 종사하는 한 부단히 師表로서 예의 바르고 창의적인 학생을 기르는데 필요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기 위한 자기개발에 전심전력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성이라 여겨진다. 

문덕근 칼럼  07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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