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부인문》에는 "해산 후 1달이 되기 전에 칠정(七精)과 정신적·육체적 과로, 바느질을 피하고 날것·찬 것·차진 것·굳은 것 등을 함부로 먹거나 풍한에 감촉되는 것들은 모두 좋지 않다. 그 당시에는 별로 느끼지 못하나 그 이후에는 욕로가 될 수 있다. 해산 후에 힘겨운 일을 지나치게 하여 생긴 병을 욕로라고 한다"라고 하여 산후에 조심하여야 할 여러 가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많은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음으로 인해 출산 후 바로 직장 복귀를 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산후조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산과 제왕절개 분만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우리 주변에는 출산 후 올바른 산후조리를 하지 못하여 산후풍, 산후비만, 산후우울증과 같은 다양한 산후질환으로 매우 오랜 기간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산후조리를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여성의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고도 할 수 있겠는데요,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산후조리에 어려움을 겪는 산모들을 위해 각각의 상황에 맞는 산후조리 한약을 처방해 출산 후 찾아오는 여러 가지 합병증을 예방해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후조리약은 자궁수축과 오로배출을 촉진시키고 부종을 신속히 제거하여 산후비만을 예방해주는 등의 효과를 가진 처방입니다.

정상적인 산모, 즉 건강한 20대 초반의 순산을 잘한 산모라면 산후조리약이 거의 필요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모들은 노산이거나 제왕절개를 통한 분만을 많이 합니다. 이로 인해 산후 회복이 늦어져 산후풍이나 산후비만을 비롯한 여러 가지 산후질환의 발생 비율이 높아 산후조리약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출산 후 바로 산후회복이 시작되기 때문에 산후조리약을 반드시 써야 하는 산모들은,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면, 출산 후 바로 복용해야 하며, 제왕절개의 경우에는 수술 후 가스가 배출되고 식사가 가능한 시점부터 복용을 시작합니다. 항간에 한약은 출산 후 한 달 후에 복용해야 한다는 말은 아무 근거가 없습니다.

복용기간과 처방 내용은 당연하게도 산모의 체질이나 체력상태, 분만방법 등 산모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부 산후조리원에서 전문가의 진찰도 없이 모든 산모들에게 정체불명의 동일한 산후조리 한약을 공급하는 행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하겠으며, 산후조리 처방을 필요로 하는 산모들은 반드시 전문 한의사와 상담을 통해 처방받도록 해야 합니다.

도움말: 한의학 박사 김성준 원장

이은아 기자  030@new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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