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 = 김남지 기자] 

- 국내 백화점 3사 1분기 명품매출 0,5% 하락

2015년 1분기 이후 8년만의 역성장 조금씩 휘청이는 명품 매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엔데믹(주기적 유행)을 맞아 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 백화점 3사의 1분기 명품 매출은 0.6% 역성장했으며, 이는 2015년 1분기 이후 8년만의 역성장이다. 유럽 명품기업들로 구성된 ‘스톡스(Stoxx) 유럽 명품 지수’는 지난달 거의 5% 떨어졌다. 올해 들어 첫 월 단위 하락이다. 

- 계속 얼어붙는 경기 침체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소비 시장의 침체와 자산 시장의 위축이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 공공요금이 크게 오르면서 '체감 물가'가 급격히 늘어났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소비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등골 휜 명품엔 지갑 닫고 취향 반영한 작은 '에루샤' 명품으로 기호가치 충족 

돈이 없어진 명품 인구들은 이제 무엇으로 눈을 돌렸을까? 그들은 여전히 명품 소비를 즐기고 있으나 그 소비의 주체가 달라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2023년 금융 소비 트렌드와 금융 기회'에 따르면, 올해 전망되는 소비 트렌드로 '스몰 럭셔리'가 메인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작은 사치라는 의미로 현대판 립스틱 효과로 불리며, 기호/가치관에 따라 라이프 전반에 걸쳐 스몰 럭셔리를 추구하는 소비력이 늘고 있다. 
 

- 수백만원 프리미엄은 옛말, 취향과 가치소비를 담은 작은 브랜드 강세

확고한 취향과 오랫동안 가치를 쌓아올린 장인장신을 통해 수백만원을 호가하지 않아도 그 명성과 퀄리티를 빛내는 5만원 에루샤들이 있다. 대표적인 작은 '에루샤' 명품 카테고리로는 뷰티, 식품, 생필품 카테고리에서 그 열풍이 가세지고 있다. 특히 치약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리는 프랑스 대표 명품 치약 '르봉'도 스몰 럭셔리 명품 대열에 합류했다. 프랑스 여행 시 꼭 사와야하는 몽쥬약국 기념품으로 불리며 프랑스 3대 백화점인 쁘랑뗑과 사마리텐은 전체 치약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여 큰 성과를 이뤄냈다. 

또한, 국내에 5월에 런칭한 C사의 홈쇼핑에서는 그들의 치약 제품이 전량 완판되고 품절 대란이 발생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며, 이는 치약계에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스몰 명품에 대한 니즈와 기호가치를 확실히 확인시켰다. 이 외에도 디올백 대신 디올 핸드크림, 명품 과일 샤인머스켓 등이 수백만원 명품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나타나는 수백만원대 명품, 하이엔드 상품군의 매출 하락은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상품의 변화로 읽힌다"며 "앞으로도 올해 국내 민간 소비 증가율이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 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액세서리, 화장품, 향수 등 스몰 럭셔리 소비량은 같은 기간 32% 증가한 것을 보아 스몰 럭셔리 열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