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꽃을심는 한의원 원장

얼마 전 인터넷 칼럼을 보니 건강한 치아를 가지고 잘 씹는 것이 뇌혈류량을 늘려 치매를 예방한다고 적고 있다. 치아건강은 이렇게 전신과 관련이 있다. 뇌와 관련이 없는 건강은 있을 수 없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치아건강을 오복의 하나라고 했다. 오죽하면 오복의 하나로 꼽았을까!

치아가 없으면 씹는 힘이 약해지는데,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치아의 씹는 힘이 떨어지면 얼굴 근육을 사용하는 횟수가 줄어 얼굴 근력이 저하된다. 그렇게 되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나이 들어 보이게 된다. 씹는 행위는 얼굴 근육뿐 아니라 머리돠 목, 어깨, 허리 등 온몸의 근육에 영향을 미치므로 씹는 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씹는 행위에 사용하는 근육은 주로 측두근과 교근이다. 측두근은 관자놀이 부근에 있는 근육이고, 교근은 턱과 볼에 있는 근육이다. 어금니를 물면 이 두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씹는 데 필요한 근육은 이뿐만이 아니다. 음식물 씹는 행위에 쓰이는 근육은 목·가슴·등으로 12종류에 달한다. 여러 근육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잘 씹지 못하면 머리와 목, 어깨, 허리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 사이토 이치로는 《씹는 힘》에서 '치아가 없어 씹지 못하는 사람에게 서보라고 하면 몸이 크게 흔들린다'고 한다. 측두근과 교근이 머리의 위치를 정하는 근육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고령자가 자주 넘어지거나 헛발질을 하는 원인 중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치아가 없어 씹는 힘이 약해지면 피부 건강에서부터 서 있는 자세까지 위협받는다. 80~90세에도 아름답기를 원하는 요즘 사람에게 큰일임이 분명하다.

요즘 보톡스 한 두 번 안 맞으면 여자가 아닌 것처럼 현대인들은 쉽게 맞곤 한다. 그런데 근육에 마비감을 일시적으로 주는 보톡스는 위의 말대로 보자면 치명적인 독이 된다. 근육이 잘 움직이지 못하게 마비를 시키고 위축시키는 것은 후일에는 근육의 탄력저하로 더 쉽게 주름이 생기게 만드는 원인도 된다.

특히 사각턱을 줄이려고 몇 년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맞는 이들도 보았다. 과연 어떤 결과가 올까? 개개의 근육은 모두들 자신의 할 일이 있기 때문에 내 몸에 존재하는 것이다. 한 근육의 마비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는 인체에 단순히 그 하나의 작용만 할까? 결단코 그렇지 않다.

단지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질환들이 자신도 모르게 생겨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히 아름다움만 추구하고 건강을 팽개치는 것은 아닌지, 수명도 연장된 마당에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한다면 관리는 젊어서부터 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자신이 원한다고 해서 마구 얼굴을 난도질하고 젊어서는 이쁘게, 늙어서는 건강하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세세하게 살펴서 어떤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인 지 어떤 수술은 해도 건강에 지장이 없는 지 잘 살펴보고 할 일이다./글: 김영주 꽃을심는 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