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성명서]

영화진흥위원회는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검열기구로 전락하는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잼 다큐 강정> 개봉 불허에 부쳐

1.
영화 <잼 다큐 강정>은 제주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이다. 자발적으로 모인 독립영화감독들이 100일이라는 시간동안 기획, 제작하였으며 완성 후 1년이 안되어 공동체배급은 물론 지난해 12월 22일 개봉하여 극장상영이 진행 중이다. 더불어 이 영화는 영화의 취지에 공감하는 그 누구라도 제작자가 되어 참여하는 ‘사회적 제작’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급박한 현실의 이슈를 합리적인 제작방식으로 생산하기 위한 대안적인 시도이다. 독립영화진영은 <잼 다큐 강정>의 위와 같은 성과와 영화적 의미를 높이 평가하여 <잼 다큐 강정>제작진에게 ‘2011 올해의 독립영화인’상을 수여하였으며 <잼 다큐 강정>의 작품성은 이미 유수의 영화제 상영을 통해 확인되었다. 이처럼 <잼 다큐 강정>이 지니는 영화적, 사회적 의미는 모든 이가 공유해야 할 소중한 성과임에 분명하다.

2.
현재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직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의 운영위원회는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잼 다큐 강정>을 인디플러스에서 개봉하도록 심의, 의결하였다. 하지만 영진위는 지난 1월 10일 개최된 인디플러스 운영위원회에 <잼 다큐 강정>을 상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운영위원회에서는 개봉 불가에 대한 이유와 근거를 요구하였으나 영진위는 납득할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3.
<잼 다큐 강정>이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에서 상영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잼 다큐 강정>의 중요한 의미와 성과를 부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의심할 수밖에 없다. 영화의 내용이 해군기지 건설 반대투쟁을 담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영화가 정부시책에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현 사회의 표현의 자유 후퇴는 비단 <잼 다큐 강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4대강 건설 반대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 <강, 원래> 상영 시에도 이미 불길한 징후들이 드러났으며 현재 가해지고 있는 전 방위적인 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들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4.
이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민간에 위탁운영을 맡기던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을 영진위가 직접운영으로 전환할시 발생할 것이라 우려했던 문제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독립영화인들은 지난 2011년 3월 8일 있었던 ‘독립영화전용관/영상미디어센터 발전방안 공청회’(주관: 영진위)에서 국가기관에서 직접 운영하는 독립영화전용관에서 과연 국가 시책에 반하는 영화를 제대로 상영할 수 있는지 재차 확인하였다. 프로그램의 자율성 보장과 독립영화전용관을 직접 운영하겠다는 영진위의 책임성을 요구한 것이다. 자율성과 독립성을 위해 인디플러스 운영위원회 기구가 제안되었고 그 운영위원회에는 영진위 위원 중 1인이 참가하여 인디플러스 논의내용을 영진위에서 책임지고 논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해 임기가 끝난 9인 위원 이후 인디플러스 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영진위 위원은 없는 상태다. 이는 인디플러스의 운영에 대해 영진위가 방기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직영을 하더라도 공공적인 부분을 강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던 영진위의 신뢰는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발생하며 무참히 깨졌다.

5.
영진위는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영진위가 <잼 다큐 강정>의 개봉 불허에 대한 납득할 근거와 규정을 밝히지 않을시 현 정권에서 자행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 침해와 맥을 같이 한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는 영진위 스스로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검열기구로 전락했음을 선언하는 것이다.
영화를 비롯한 그 어떤 창작물도 창작물이 담고 있는 내용에 의해서 검열당할 수 없으며, 국가는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구속시켜선 안 된다. 우리는 전 방위적으로 가해지는 압력과 압박으로 침해받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구속받는 모든 시민들과 연대할 것이다.


2012년 1월 13일
(사)한국독립영화협회

송재춘 기자  oco153@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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