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전문]
국립공원 내장산의 맑은 계곡물이 모여 흐르는 정읍천은 지금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치수, 이수, 환경기능을 갖는 생태복원형 하천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상동교에서 신월령교까지 7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서 정읍천의 바닥을 마구 긁어내고 생태하천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돌들로 하천을 에워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민의 혈세를 들여서 정읍시의 자산인 생태하천을 오히려 훼손시키는 불법적이고 반생명적이 범죄행위와 똑같습니다.

원래 이 구간은 정읍천 스스로 물길을 열고 생명을 보듬고 품는 자연하천으로 복원되고 있는 생태하천 그대로였습니다.

달뿌리풀, 갈대, 억새 등 수생식물이 스스로 자라나 수질을 개선시키고, 여울과 소에서 모래무지, 동자개(빠가사리), 동사리, 버들치, 갈겨니 등 40여 종의 담수어류가 모여들어 서식처가 되었으며, 원앙이, 물떼새, 할미새, 논병아리, 도요새류, 백로류 등의 조류가 날아들며, 환경지표종인 수달이 헤엄치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하천이었습니다.

정읍 중심지를 흐르는 구간은 인공구조물로 범벅이 되어 있지만 그 곳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자맥질을 하고, 가족끼리 다슬기를 줍고, 피라미를 잡을 수 있는 맑고 고운 천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상동교에서 신월령교 구간의 정읍천이 살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생태복원형 하천’을 조성한다는 것은, 이미 훼손되고 오염되어 복원이 불가능한 하천을 인위적으로 도와준다는 뜻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일 것입니다.

따라서 ‘정읍천 하천환경 조성사업’과 관련하여 전주지방환경청에서는 “치수 차원의 최소한의 제방 보강과 사업구간 중 상류 하상침식 구간을 제외하고는 현재의 하천 자연에 내재된 자연기능의 보호와 생태적 기능회복에 중점을 두고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라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지금 부터라도 ‘정읍천 하천환경 조성사업’은 최소한 전주지방환경청 사전환경성검토 협의에 입각하여 시행되어야 합니다.

하상 평탄화, 무분별한 호안석 쌓기, 하천 직강화 공사, 인위적인 삼각주와 하중도 조성, 하천생태를 교란 시키는 외래종 식물 식재등은 즉각 중지되어야 하며 자연하천의 원형이 남아있는 구간은 그대로 보존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정읍시는 현재 진행되는 공사를 즉시 잠정 중단하고 환경 전문가, 환경단체, 시민들과 함께하는 ‘정읍천 민관 공동대책협의회’를 구성하여 ‘정읍천 하천환경조성사업’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생명이 살아 있어 아름다운 정읍천은 시민들의 안식처이자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새들이 노래하고, 물고기가 뛰어 오르며, 달뿌리풀이 춤추는 정읍천은 지금 침묵의 강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는 정읍을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정읍천의 소중함을 몰랐던 무지와 안일함에 대한 부끄러움을 먼저 고백드리고, 정읍천이 진정한 생태하천으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희망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하는 시민행동을 하고자 합니다.

- 정읍시는 진행되는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사업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 정읍시는 정읍천의 생태하천 복원을 위하여 시민, 환경전문가, 시민단체와 ‘정읍천 민․관 공동대책협의회’ 구성을 해야 합니다!

- (준)정읍천지키기시민행동은 시민들과 함께 정읍천 답사 및 조사를 통해 정읍천 생태보전을 위한 시민들의 제안을 만드는 활동을 진행할 것입니다.

- (준)정읍천지키기시민행동은 ‘정읍천 하천환경 조성사업’ 재검토를 위한 서명작업 등 대 시민홍보 활동을 할 것입니다.

- 정읍시가 만약 이러한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한다면 집회, 1인 시위 등 구체적인 시민행동을 할 것이며, 실정법 위반 여부 검토, 사업중지가처분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할 것입니다.

우리는 시민과 정읍시가 서로 따뜻한 조력자가 되어서 정읍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2012년 1월 16일

정읍천 지키기 시민행동 준비위원회